김응철 교수, 불교평론 열린논단서 발표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입장료를 내고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은 크게 감소할 것이고 신행활동을 할 신도들의 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교 대안이 없는 상태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계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포교활동에 일대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사진>는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지난 19일 서울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한국불교 포교, 잘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개최한 열린논단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종교계에 경보등은 켜져 있고 특히 불교계의 적색등은 심각하게 울리고 있다”며 “그런데 불교계는 불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 하고 있을 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날 한국불교의 포교활동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핵심적인 포교 주체인 종단과 포교 주체들의 역량이 크게 감소한 것을 주요요인으로 꼽았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체 사찰 수는 1만 여개 정도 되지만 포교 역량을 갖춘 종단과 사찰은 일부에 불과하고, 각 종단 내 분규와 갈등으로 종단 차원의 포교역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승려증 남발하는 종단

절 사유화로 공찰기능 축소

종교성 유지해야 포교도 효과

출가자 감소하는 현실에서

종단 정체성 사찰 소속감 갖춘

‘핵심 불자’ 배출 필요

체계적인 승가교육 없이 승려증을 남발하는 부실종단의 난립과 사찰의 사유화로 공찰 기능이 점차 축소되는 것도 포교활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위사찰의 포교역량도 사찰별 특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불교계의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김 교수는 포교대상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중적인 법회 참여자가 감소하고 설법의 감화력이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이같은 전통적 포교방법으로는 더 이상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종교성이 유지될 경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대중포교 방법이 효과적이지만 지금은 무신론자나 비신론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세대들을 위해서는 멘토와 멘티 관계를 이용한 1:1교육, 코칭 활동을 통한 지도력 향상 교육 등 직접 찾아가는 소수 교육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소수 출가시대를 맞아 수행력을 갖춘 스님을 배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종교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교리문제가 아니라 성직자의 자질과 역량, 이에 대한 사회적 평판에 달려있다”며 “소수라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수행자가 출현해야 포교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사찰의 핵심적인 재가자 교육과 신행활동의 체계화도 주문했다. 출가자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포교활동은 교육받은 불자들이 담당해야 하고, 불자의 교육과 신행활동이 새롭게 정비돼 단위사찰에서 제대로 실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종단적 정체성과 사찰 소속감을 갖춘 불자들을 배출해 재가자들의 노력으로 포교가 이뤄지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신도지도자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사회 신행생활에 적합한 경전을 결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니까야 등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취사선택해 법회 특성에 맞게 불자들이 독송할 수 있는 경전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명법스님은 “제시한 방법들은 정답에 가깝지만 권위주의적인 승가 사회가 이러한 안을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교수님이 제안한 이런 프로젝트를 수용해 낸 역사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무엇인가를 바꿔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재가자 보다 빨리 변화를 만드는 것이 스님들”이라며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지만 성공사례를 만들어가자는 뜻에서 제시한 것”이라고 답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배광식 서울대 교수는 “외국에서 들어온 불교가 새로운 불교의 씨앗으로 번창할 것 같다”며 “한국불교는 현대문화와 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92호/2015년3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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