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명절 사부대중 함께 정진하며 보내는 전통세워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이 주석처인 해인사 퇴설당을 나서고 있다.
 
법납 47년여를 수행으로 일관하며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원각(源覺)스님이 해인총림 9대 방장으로 추대돼 해인사 퇴설당으로 주석처를 옮겼다.
 
방장 스님은 오랜 기간 주석며 수행 가풍을 다져온 해인사 원당암을 지난 19일 대중들과 함께 나와 해인 선맥을 이어 온 선사들의 부도탑에 참배한 후 해인사 주요 전각을 참배하고 퇴설당에서 대중들을 맞았다.
 
원래 방장 스님이 주석해 오던 원당암은 설, 백중, 추석, 중양절 등 4대명절은 모든 사부대중 불자가 함께 정진하며 보내는 수행 전통을 이어왔다. 그 곳 원당암에서 은사 혜암스님의 가르침을 뒤이으며, 방장 스님은 원당암의 감원 소임을 거쳐 2002년부터 원당암 달마선원장 소임 중이었다.
 
방장 스님은 2003년부터 해인총림 유나 소임으로 총림에서 각 소임자들을 통솔하며 선원 수좌들의 공부를 점검하고 지도하고 있으며, 그 외 스님의 소임은 없었고 그 이전 특별한 직위 직책도 없었다. 다만 해인총림의 방장이었으며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스님을 기리는 백련문화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을 따름이다.
 
한때 은사의 지침에 따라 퇴락해 가던 해인사 말사인 거창 고견사에서 주지 소임을 1990년 맡아 직접 농사를 지으며 수행했을 뿐이다. 스님은 1966년 해인사에서 출가 이후 수계(1967) 직후 해인사 선원 동안거를 시작으로 제방선원에서 한국불교의 큰 선맥을 뒤이으며 수행으로 일관했다. 스님이 가르침을 청한 스님으로 성철스님 전강스님 경봉스님 구산스님 등의 선지식이 있다.
 
방장 스님은 해인총림을 비롯해 조계총림 송광사, 영축총림 통도사 극락암, 문경 봉암사, 오대산 상원사, 경주 불국사, 금정총림 범어사. 정각사, 상무주암, 강진 백련사 등에서 수행정진했다.
 
스님은 수계 이전 해인사 산내 암자 약수암에서 1962년 출가수행을 시작했다. 은사 혜암스님을 그 때 만났고, 1967년 은사 혜암스님, 계사 자운스님을 모시고 사미계와 비구계를 수지하고 해인사 선원에서 평생 수행의 길을 시작했다.
 
법호 벽산(碧山), 법명 원각스님은 지난해 102일 해인사 보광전과 원당(願堂)에서 사부대중 3000여명이 참여한 중양절법회를 봉행하며 모든 것이 실체가 없어 무상하니 제법무아 재행무상을 알아야 한다본래의 내 마음을 알고 업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자성, 중도, 청정심을 바탕으로 하는 불성의 삶을 살아야 올바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수좌로서의 외길 수행에서 선원 수좌 스님들이 간화선 수행 대중화를 위해 재가자를 위한 단기안거를 여는 데도 앞장섰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로서 원각스님은 지난해 829일부터 3일간 제2교구본사 용주사 효행문화원에서 1기 간화선 단기안거를 진행하며, 간화선 실수실참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방장 스님은 전국선원수좌회 대표로서 조계종 종단 내에서 빚어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발언도 이끌었다. 당시 원각스님은 전국선원수좌회의 긴급모임을 지난 2014826일 덕숭총림 수덕사 능인선원에서 열고, 송담스님 탈종선언과 법인관리법으로 비롯된 선학원과의 관계 및 승풍실추 사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스님은 은사이며 공부하다 죽어라는 치열한 가르침을 내린 전 조계종정 혜암스님(1920~2001)의 엄격한 공부지침을 선양하는 일에도 앞장선다. 스님은 혜암스님의 수행을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종식(一種食)과 오후불식(午後不食) 장좌불와 용맹정진 참선수행 등 4 가지로 요약하며 밥을 많이 먹지 마라 공부하다 죽으라 안으로 공부하고 남을 도와주라 주지 등 소임을 맡지 마라 일의일발로 청빈하게 살라는 다섯 가지 가르침을 실천하고 가르친다.
 
출가이후 강원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선방에 갔다. 나에게 방장 성철스님의 백일법문과 소참법문은 경학(經學)과 선어록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넓게 했고 가차 없이 후려치는 장군죽비의 경책은 나로 하여금 늘 깨어있는 수좌정신을 갖게 했다.” 원각스님은 백련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과의 대담(<불교신문> 20121222일자)에서 공부 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이어 은사 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방장 스님은 은사 스님께서는 당신 홀로 계시지 않았다. 여러 스님들과 함께 정진했다면서 지리산 칠불암, 남해 용문사, 지리산 상무주에서 스님 따라 살았고, 상무주 아래 문수암을 지을 때 일꾼들 밥도 해 나르고, 스님 수행처에 겨울 지낼 땔나무 해놓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스님은 은사 혜암스님의 대중교화 사상을 이어 재가불자 선원으로 원당암에 1981년 선불당, 1985년 달마선원을 통해 재가불자 선원을 지도해 오고 있다. ‘신도들과 함께 참선하는 것이 확실한 대중교화임을 실천하는 것을 중시하는 방장 스님은 2013년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를 통해 수좌 스님들을 위한 수행환경 개선 및 수행복지사업도 진행하고 이어 829일 서울 조계사에서의 ‘총무원장 연임 저지 및 청정승가 구현 위한 전국선원수좌 묵언정진도 이끌었다.
 
()과 수좌에 대해 2007217일자 <불교신문> 인터뷰에서 사람이 제정신 갖고 살게 하는 것이 선()”이라고 정의했던 방장 스님은 자성을 깨쳐 중생 교화하는 것이 출가자 본분이고 본분에 가장 맞게 수행하는 것이 수좌라고 간결하게 접근해왔다. 그렇게 스스로 수좌로 일관해 온 스님은 자기 본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선이라며 그간의 주석처 원당암에서 일궈낸 달마선원을 30년이 지나면서 사부대중 700여명이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전국최고의 선방으로 자리잡게 했다.
 

퇴설당을 찾은 조계종 교육국장 진각스님 등 후학들과 자리한 방장 원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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