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재硏, <한국의 사지> 발간

단양 용부원리사지 등

대전 세종 충청지역의

비지정사지 374개 조사

문화재적 가치 높지만

방치돼 관리보존 시급한

불상 및 유물 자세히 소개

단양 대강면의 용부원리사지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3m가 넘는 석조여래입상이 있다. 안타깝게도 머리 부분이 없어 정확한 모습을 파악할 수 없다.

“소재문화재 관리방안
마련에 힘 기울일 터”

사역 유물 좌표기록까지
사지관련 정보 종합정리
‘사지분포현황 지도’도
별책 부록으로 수록해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 지역의 절터 현황과 관련 정보가 종합 정리됐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정안스님)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4년 시행한 이들 지역 폐사지 374개소에 관한 문헌조사와 정밀 현황조사 등을 통해 그 결과를 집대성한 보고서 <한국의 사지>(대전·세종·충남·충북 편)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지만 방치된 문화재들의 실상이 여러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홍성 용봉산의 상하리사지에 있는 마애여래입상.
홍성 용봉산에는 나말여초에서 조선후기까지 법등을 이었던 큰 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하리사지’라 불리는 곳이다.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와편 등의 기와류, 격자문의 토기편, 백자편 등 다량의 유물이 흩어져있다. 이 가운데 마애여래입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남아있는 예가 드물어 보존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마애불은 높이 4m 너비 2.5m의 암반면에 새겨져 있다. 부처님의 전체 높이는 297cm, 어깨 너비 122cm이다. 눈썹은 움푹 들어간 면을 활용해 활처럼 둥글게 표현했으며 가늘게 뜬 눈은 양 옆으로 살짝 올라가 있다. <문화유적분포지도> 등 기존 자료들은 보관을 쓰고 있어 ‘보살상’이라 밝혔지만, 착의법과 수인(手印) 등으로 미뤄 여래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소는 주장하고 있다.

연구소는 “균열된 부분도 있지만 희소성과 작품성을 갖추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향후 발굴 등의 정밀조사를 통해 가람배치의 전모를 밝히고, 마애불은 지정절차를 통해 관리체계에 편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양 대강면의 용부원리사지에도 3m가 넘는 석조여래입상이 있다. 이 절터는 세 조각으로 파손된 장육상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크기의 이 입상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안타깝게도 석조여래입상의 머리 부분이 없어 현재 정확한 모습을 파악할 수 없다. 몸체는 보수를 통해 연화대좌 위에 다시 세워졌다. 누군가 일부러 불상을 넘어뜨리기 위해 불상 대좌의 일부분을 손상한 흔적도 남아있다. 다행히 하반신은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다리 굴곡이 잘 드러나 있고 다리 중앙에서 ‘Y’자로 나뉘어 각각 ‘U’자 형의 옷 주름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연구소는 불상 조성시기와 관련해 “거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잘록한 허리와 다리 굴곡 등이 잘 드러나 있고 옷 주름의 표현이 우수한 점 등으로 볼 때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됐다”며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이같은 유물조사를 통해 용부원리 사찰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 폐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보고서 발간을 통해 이곳에 경주 석굴암과 같은 석굴사원의 존재 가능성도 새롭게 드러났다.

연구소에 따르면 불상이 위치한 곳에서 원형석주, 연화석, 초석, 지대석, 연화문 대좌 등 40여점의 석재가 확인된 것으로 보아 석굴암이나 충주 미륵대원지 같은 석굴사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더불어 천안 홍경사지, 아산 아산리사지, 청양 월산사지, 제천 상덕주사지, 증평 남하리사지, 홍성 오관리사지 등에 다량의 유물이 남아있어 주요사지로 꼽힌다.

보고서는 폐사지별로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사역(寺域)과 식생(植生), 유구(遺構)·유물 현황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좌표 등의 다양한 정보를 수록했다. 과거에는 해당 사지에 존재했으나 현재 다른 곳에 보관 중인 문화재의 사진을 수록해 사지의 역사적ㆍ학술적 가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2012년부터 제작한 ‘사지 분포현황 지도’도 별책 부록으로 만들었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10년부터 전국에 산재한 폐사지 조사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대구ㆍ경북지역을 조사한다. 또 미조사 사지와 함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의 결과물을 통해 해당 절터와 문화재에 대한 보존 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문화재청 홈페이지(www.cha.go.kr, 행정정보란에 간행물)를 통해 전문이 서비스된다. 연구소는 학술조사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전국에 5400여개소의 사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6400여점이 넘는 방대한 문화재가 남아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보물 제538호로 지정된 홍성 오관리 당간지주.

 [불교신문3087호/2015년3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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