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회 불교평론 열린논단

‘깨달음 지상주의’ 지적

조명제 교수, 대안 주문

 

불교를 수행의 종교라 하는데, 한국불교는 부처님 당시 수행 전통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계간지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지난 2월26일 서울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린논단 60회를 기념해 연속기획의 일환으로 ‘한국불교 정말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첫 번째 주제는 ‘수행, 정말 잘 하고 있는가’.

주최 측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불교 수행의 본질은 탐ㆍ진ㆍ치의 사이즈를 줄여나가는데 있다”며 “과연 이러한 목표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관념적 깨달음에만 방점을 두는 게 아닌지 성찰하고 한국불교의 올바른 방향을 찾는데 논의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조명제 신라대 교수<사진>는 ‘깨달음 지상주의’에 대한 폐단을 지적하고 불교학 또한 현실상황에서 무력한 존재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본래 선(禪)은 수행이라는 좁은 틀이 아니라 의례와 문화, 사회적 역할 등 삶의 총체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며 “그런데 선의 의미를 수행에만 집중하다보니 지나치게 초월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이 불교 이외의 학파나 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도 불교 교학 이전에 인간 삶의 존재 방식과 ‘지금 이 자리’를 문제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21세기 현시대에 불교가 적절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불교는 새로운 경전을 생성하고 사상가와 운동을 펼쳐 전통을 쇄신해 왔다”며 “고전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현재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사회과학 등 새로운 지식담론을 수용한 불교적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도 철저한 시대적 고민과 현대인들의 삶에 구체적인 규범과 윤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스님들의 화두는 높고 전문 학자들의 불교에 대해 일반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3부 대중의 동상이몽”이라며 “대중의 소통을 위해서는 일상 규범 등 삶에 가까운 구체적인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에는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포교 정말 잘하고 있는가’를, 4월16일에는 조성택 고려대 교수가 ‘사회적 역할, 정말 잘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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