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이 지난 2월28일 행자교육을 담당하는 본사 교무국장 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3월 사찰 주지 스님용 출가안내 소책자를 발간하고 전국 사찰에 배포한다. 이 책은 출가하는 이들이 아닌 사찰에서 행자교육을 담당하는 스님들을 위한 것으로, 출가하겠다고 사찰에 찾아온 행자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종단에서는 늘 출가자 감소로 한국불교가 위기라고 말은 하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다. 지난해 본지는 출가자 급감에 따른 대안으로 우선 행자의 퇴사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교육원 통계를 보면 한해 입사하는 행자 2명 중 1명은 중도에 돌아간다. 매년 300여 명 가량이 종단에 행자등록을 하지만, 사미(니) 수계교육에 입교하는 행자는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가하겠다고 사찰에 왔는데, 고민을 풀어낼 기회는 없고 오히려 은사 스님과의 관계, 사찰생활 부적응으로 힘들어 하고, 울력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현실을 이기지 못해 떠난 것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행자 퇴사율은 높아지면 높아졌지 절대 낮아질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교육원의 출가안내 책자 발간은 반가운 소식이다. 불교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듯, 출가하는 사람들도 달라진다. 옛날 스님에겐 당연한 일이 요즘 세대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나 때는 이랬다’며 똑같은 일을 행자에게 요구한다면, 스님도 행자도 서로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젠 출가하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행자교육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좌를 맞는, 행자를 교육하는 스님들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물론 출가안내 책자 한 권으로 스님들의 인식이 일시에 변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행자를 대하는 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변화의 흐름은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관련해 종단은 책자 발간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행자교육에 대한 스님들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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