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인문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홍한별 옮김/반비

 

새벽은 하루 가운데 영적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다. 부처님께서는 새벽별을 보면서 최상의 깨달음을 성취했다. 또 사회적 명망가들의 다수는 새벽을 효율적으로 이용했다. <새벽의 인문학> 저자인 다이앤 애커먼 시인은 새벽에 대해 “매일 아침은 우리 삶에서 가장 놀라운 사건”으로 정의한다.

“티베트 사원에서는 새벽에 ‘죽음의 명상’ 수련을 한다. 잠에서 깨자마자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명상을 하거나 잡일을 하는 대신 눈을 감은 채로 잠자리에 누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밤 죽을 것이다. 남은 하루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런 명상을 통해 깨어있는 오늘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벌새는 비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1분에 500박의 심장 박동을 해야 한다. 부지런히 꽃 사이를 날아들며 고열량의 꿀을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다가 하루가 저물 때는 심장박동이 느려지고 죽음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는 것. 이처럼 사람도 잠에서 깨어나기까지 죽음과 사투를 벌인다는 비유다.

저자는 특히 새벽을 최대한으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자연 속에서 사색하기를 권한다. 현대인들이 ‘자연결핍장애’를 앓고 있다는 저자는 “자연 속에서 새로운 새벽을 맞이하면, 내가 무수한 작은 세포로 이뤄진 큰 덩어리라는 인식과 해바라기 꽃 안의 수많은 작은 꽃잎들처럼, 옆 비둘기의 움직임을 거의 미리 알고 따라 움직이는 비둘기처럼 거대한 덩어리의 일부라는 인식”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자연이라는 조언이다.

명상수행을 하고 있는 불자들.불교신문 자료사진

“나무, 가로등, 짝짓기를 하러 내려온 벌레들. 얼마나 이상한가. 이 야단법석의 일부라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생명을 탄생시킨 이 조그만 행성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생명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어떤 형태와 전략을 따랐는지 감탄하고 자발적으로 삶에 몰두하며 삶의 끝까지 달려가는지 깨닫고 경탄한다.”

저자인 다이앤 애커먼은 미국 코넬대학에서 영문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인문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라반문학상, 존 버로즈 자연문학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뉴요커>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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