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했는가 

불교신문 월간 불광 공동기획

불광출판사

 

 

괴로움은 왜 생기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나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탐욕·분노·어리석음이

생긴다

작은것 버리고

큰것 얻는 용기 가져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기쉽게 전해준

스님들의 법문 모음

 

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을 숙명처럼 안고 산다. 괴롭다. 누구는 돈 때문에, 누구는 마음의 상처로, 누구는 사랑에의 갈애로. 혹 어느 하나가 채워지더라도 다른 하나가 여전히 부족하다.

부처님은 괴로움의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려주셨다. 2600년 전의 가르침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법문이다. 스님들의 법문을 통해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삶의 방향을 전해들을 수 있으며, 수행을 통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본지와 월간 <불광>에 게재된 스님들의 명법문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불광출판사가 펴낸 <밥값 했는가>는 스님들을 통해 듣는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옛 성인들이 말하길, 다섯 가지 복이 있다고 해요. 첫째는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근데 오래 사는 것도 좋은데, 가난에 찌들어 100세까지 산다면 살맛이 나겠습니까. 둘째는 돈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도덕을 좋아해야 합니다. 오래살고 돈이 있어도 천하의 나쁜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선 안 되는 것이죠. 넷째는 건강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섯 번째 복이 죽음을 잘 맞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가지를 잘 살았다고 해도 마지막에 죽음을 잘 맞이하지 못했다면 그건 행복한 삶이 아닙니다.”(파계사 조실 도원스님의 법문 중)

어떻게 하면 좋은 죽음을 맞을까. 도원스님은 하루 5분만이라도 화두참선을 하라고 권한다. 설거지를 하면서, 회사에서 잠시 짬을 내 ‘이 뭣고’를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라는 가르침이다.

지구촌공생회를 이끌고 있는 월주스님은 ‘화쟁의 원융무애 사상’을 제시했다. “(불교의) 종파는 각각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 주장은 공통적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토대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님이 코끼리를 만질 때 어느 부위를 만지느냐에 따라 코끼리에 대한 설명이 다른 것과 같다”며 “자신이 장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관점만 주장하면 코끼리를 벽이라고 하고, 기둥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생긴다”고 법문했다. “내가 아무리 옳다고 우겨도 남이 옳다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영원히 틀린 생각이다. 내가 옳으면 다른 사람도 옳다고 성찰하는 것이 화쟁이다”는 가르침이다.

영축총림 통도사 전계대화상 혜남스님은 ‘작은 것을 버리는 용기’를 전했다. “어리석음에 대한 비유 가운데 인삼을 쥐고 금을 버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어떤 사람이 인삼을 양손에 가득 쥐고 강을 건너는데, 큰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 금이 참 갖고 싶지만, 여태까지 가지고 온 인삼이 아까운 거예요. 결국 인삼을 버리지 못해 금을 버리고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더 큰 것을 얻으려면 작은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를 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작은 용기일까. 스님은 잠시의 쾌락을 얻기 위한 업장, 즉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십악을 버리라고 말한다. “진실하게 말하고, 부드럽게 말하고, 남을 화합시키는 올바른 언어생활을 합시다.”

이 책은 18명 스님의 법문을 모았다. 지면에 나온 법문 가운데 “울림이 큰 법문”을 선정했다. 도대체 삶이란 무엇이고, 우리는 왜 괴로운지. 그리고 행복과 자유의 길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내용으로 엮었다.

책 제목 ‘밥값’은 그 자체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한 그릇의 밥이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인연이 담겨 있는가. 그 고마움을 담은 밥을 매일같이 먹으면서, 나는 그 값어치를 하고는 사는 걸까. 바쁜 현대인의 생활 습관으로 인해 법회에 참석을 자주 못하더라도, 법문을 틈틈이 가슴에 새긴다면 “향을 싸던 종이에서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싸던 종이에서 비린내가 나듯” 나의 품성도 변화할 것이라는 것이 스님들의 가르침이다.

<밥값 했는가>는 파계사 조실 도원스님, 불국사 회주 성타스님,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 조계종 전 포교원장 혜총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스님, 오등선원 조실 대원스님, 금강선원장 혜거스님, 통도사 전계사 혜남스님, 동화사 유나 지환스님 등 어른 스님들과 포교와 봉사 현장에서 살고 있는 성불원 현각스님, 보광사 종훈스님, 송광사 무상스님, 조계사 원명스님, 백양사 원일스님, 봉정사 자현스님, 부석사 주경스님, 공생선원장 무각스님, 증심사 연광스님의 법문이 수록됐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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