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학인 스님 대상 연애특강 눈길

이재목 결혼정보업체 듀오 파티플래너가 동국대 학인 스님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동국대 재학 중인 학인 스님들을 위한 특별한 강연이 마련됐다. 동국대 석림회 스님 60여 명은 오늘(2월26일) 화계사 대적광전에서 이재목 결혼정보업체 듀오 파티플래너를 초청해 청춘들이 떠안고 사는 고민 중 하나인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의를 듣는 스님들조차 어리둥절했던 주제인 연애특강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동국대 종비생 수행관 운영위원장 장적스님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있는 학인 스님들이 이 시대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혔으면 하는 바람에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강의는 연애의 방법이 아닌 연애로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스님이 어떻게 힘이 돼 줄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졌다.

4만 명이 넘는 만남을 주선한 불자 연애컨설턴트인 이 씨는 “결혼정보회사 조건 가운데 종교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데 스님들은 연예와 결혼에 대해 얼마나 공부하고 있냐”고 질문을 던지며 “요즘 청춘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실적인 답을 원한다”며 오늘 강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격분해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자동차로 치었다는 등 뉴스가 하루가 멀게 들려오는 요즘 청춘들은 연애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소개한 이 씨는 이럴 때 스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들이 찾아와서 답을 물을 때 스님의 조언이 중요하다”며 “센스 있지만 때론 호된 그리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답을 준비해 놓는다면 목숨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님이야 말로 이 시대 연애 멘토”라고 역설했다. “연애강의 한다고 해서 반드시 연애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경험해야만 얘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종교적 가르침을 전하는 스님들이야말로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대중들이 원하는 연애 멘토가 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1995년 여성들이 꼽은 이상형이 최민수처럼 마초스타일을 좋아했다면 2015년 여성들은 유재석 같이 누군가를 가르치기보다 들어주는 사람을 선호한다”며 “멘토로서 스님들은 말하는 법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얘기를 들어주는 역할만 해도 반 이상은 치유가 된다”며 “듣지도 않고 뭔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동조하고 귀 기울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날 강연은 학인 스님들에게 소통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자리였다. 석림회장 선호스님(3학년)은 “처음 연애특강이란 얘길 들었을 때 의아했지만 강의를 들어보니 그 동안 출가자라 해서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침을 주기 위한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상대 입장에서 듣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행관 최연소로 올해 19세인 1학년 지수스님은 “일찍 출가해 연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없지만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같은 또래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이해도 되고 재미있었다”며 “특히 사람을 대하고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은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동국대 재학 중인 학인 스님들을 대상으로 26일과 27일 이틀간 이어진 이번 특강에서는 연애강의 외에도 양성평등, 웃음치료 등 다양한 강의가 진행됐다.  

[불교신문3085호/2015년3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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