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아동·청소년시설 운영현황 살펴보니

경기북부에 유일한 청소년쉼터인 남양주일시청소년쉼터가 예산이 없다는 남양주시의 일방적인 구두통보로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몇안되는 불교계 아동ㆍ청소년시설이 위축되는 분위기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대한불교조계종유지재단 등에 소속된 아동ㆍ청소년시설은 전국에 11곳이 전부다. 서울에 5곳, 경기도 남양주에 3곳, 광주광역시에 2곳, 경북 구미에 1곳 등으로 분포돼 있다.

서울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청소년 시설은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가 운영하는 강남의 역삼청소년수련관을 비롯해 목동청소년수련관과 월곡청소년쉼터가 지역을 대표하는 청소년시설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가운데 목동청소년수련관은 1988년 개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 국가인증청소년수련활동 우수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신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는 비구니 경륜스님이 제9대 관장을 맡고 있다. 목동청소년수련관과 같은 해에 문을 연 성북구 월곡청소년센터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학습공간과 문화, 체육공간을 제공한다. 탁구대회, 캠프, 연극, 영화관람 등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스포츠ㆍ문화행사를 펼치면서 지역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놀이·문화·학습공간도 좋지만

상처받은 청소년 치유쉼터 절실

아동ㆍ청소년 복지시설 중 가출청소년이나 소년소녀가장, 한부모자녀 등을 대상으로 한 보호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청소년 시설은 남양주청소년쉼터와 광주 그룹홈 길상원 등 2곳 뿐이다.

특히 남양주에 일시청소년쉼터와 아동보호전문기관, 학대피해아동전담그룹홈 등 3곳이 있지만 이들 시설은 제각각의 역할이 있어서 하나라도 문을 닫으면 나머지 시설이 역할을 대신할 수가 없다.

남양주일시청소년쉼터가 24시간 아웃리치활동을 하면서 길거리 방황 청소년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조기에 일탈을 예방하는 작업은 성매매 등 범죄위험에 노출된 위기 청소년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과정이다.

1999년 개원해서 16년째 안정된 운영으로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되고 있는 광주광역시 그룹홈 길상원도 대표적인 불교 아동ㆍ청소년시설이다. 길상원에는 해체가정 자녀들이 주로 입소하는데 이들의 주거와 일상생활, 학업까지 가능하도록 가정보육사가 함께 공동생활한다.

성년이 되기 전까지 장기간 가정위탁보호하는 시설의 특성상 한번 입소해서 10여년 가까이 생활한다. 길상원을 거쳐 성년이 되어 자립해서 사회로 진출한 인원은 10여명. 길상원은 가정보육사와 시설장 2인이 이틀씩 교대근무하는 등 처우가 열악하다. 현재 초중고생 5명이 거주하고 있다.

8년째 길상원 가정보육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희씨는 “이 곳에 처음 들어오는 아이들은 경계선장애 등으로 정서적 불안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가정을 상실한 아이들에게 가정생활을 경험하게 하며 동시에 가정을 준비하는 생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상원은 입주 아동ㆍ청소년들과 매주 토요일 광주 길상사에서 열리는 어린이법회에 참석하고 여름에는 송광사 등에서 수련회를 체험하기도 한다.

[불교신문3082호/2015년2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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