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교 사상 연구

운주사

 

수당시대 신행스님 창시

수행법으로 참회와 예불

회향을 중요시 여겨…

 

자장율사가 신라에 소개

민중구제 실천행으로 발전하며

동아시아 불교에 영향

당나라 400년간 불교 중심사상

자장·원광·의상스님에 의해 발전

중국 수당 시기에 말법시대라는 위기의식이 표출되면서 새로운 불교가 탄생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신행(信行, 540~594)스님에 의해 창시된 ‘삼계교’다. 교학과 실천을 강조한 삼계교는 이후 자장율사에 의해 신라로 유입돼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민중의 구제를 목적으로 한 실천행은 신라의 문화와 예술, 미술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법공스님의 주장이다. 삼계교는 혁신적인 내용으로 인해 수나라 당시 몇 차례나 포교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이 ‘삼계교’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책이 나왔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법공스님(동국대 선학과 겸임교수)이 펴낸 <삼계교 사상 연구>가 그 책이다. ‘신행의 사상과 실천, 신라불교와의 관계를 중심으로’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삼계교(三階敎)와 지장신앙, 정토종, 유마경 등의 관계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낯선 삼계교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책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계(三階)는 불교의 모든 가르침을 때·장소·사람에 관해 3단계로 나눈데서 나온 말이다. 불멸 후 1000년까지를 1~2단계, 1000~1500년 이후를 3단계로 구분하고 이상적 세계인 정토(淨土)를 1단계, 현실 사바(娑婆)세계인 예토(穢土)를 2·3단계로 구분한다. 사람도 그 능력에 따라 상·중·하 3단계로 구분한다. 불법(佛法)도 일승을 1단계, 삼승을 2단계로 나누고 여기에다 3단계로 보법(普法)을 제시한다. 신행은 현재는 말법시대, 예토, 삿된 견해가 기승을 부리는 3단계로 규정하고 이러한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이제와는 전혀 다른 가르침으로 구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 새로운 가르침으로 보법(譜法)을 주창하는데 그 주된 내용은 각자의 기질과 능력에 따라 불·법·승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모든 악을 끊고 선을 닦아 중생을 구제하며 훌륭한 지도자를 구하는 데 진력하는 것이다. 삼계교는 이 가르침이 말법탁세에 태어난 죄 많은 범부가 구제받을 수 있는 실천불교라며 스님과 신도가 다 같이 믿고 실천할 것을 권했다. 말세사상의 일종인 삼계교는 불안한 사회상을 타고 민간에 급속히 퍼졌는데 그 때문에 당국의 탄압을 받았다.

법공스님은 <삼계교 사상연구>를 통해 지장신앙을 중심으로 한 삼계교의 사상이 어떤 것이며, 신라에 어떤 영향을 끼치면서 발전해 왔는지를 고찰했다. 또 인도와 중국불교에서 음악을 통해 참회의식을 심층화한 과정, 삼계교가 불교의례 발달에 미친 영향 등이 다양하게 정리돼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삼계교와 신라불교와의 관계를 조명한 부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법공스님은 ‘신라불교와 삼계교’라는 항목에서 원광ㆍ의상ㆍ원효ㆍ경흥스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의상과 삼계교의 관련은 의상의 스승인 화엄종의 지엄(智儼)과의 관계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지엄의 사사를 받았던 의상의 것을 고찰해보면 무언가 연결 고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저자가 관심을 가진 신행스님은 의상대사를 지도한 지엄스님의 은사인 지정(智正)스님의 스승이다.

삼계교는 중국 남북조 시대에서 수나라에 이르기까지 활동한 신행스님의 사상과 실천으로 바탕으로 정토종, 선종과 함께 일어난 혁신적인 불교종파의 하나이다. 이후 약 400여 년간 지속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에 영향을 끼쳤다. 삼계(三階), 삼계사(三階師), 삼계중(三階衆), 삼계부(三階部)라고도 불렸다.

법공스님은 “삼계교와 신라불교와의 연관성에 대한 확신은 <삼국유사>에서 신라 유학승이 활동을 주목함으로써 그 디딤돌은 놓았다”면서 “삼계교 사상은 불교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전반적인 사상적 관점에서 취급되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삼계교가 한국불교에서는 다소 낯설어 보이지만, 실천을 강조한 삼계교를 통해 현대 불교가 깊이 주목해야 할 고민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법공스님은 현재 동국대 선학과(경주) 겸임교수, 조계종 교육아사리 소임을 보고 있다.

[불교신문3081호/2015년2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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