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머시코리아 라오스 가다

동국대참사랑봉사단과 MOU

라오스 미래를 위해

돔싸이 중등학교 준공

올해 2층 교사도 신축

“월드머시, 컵 짜이 라이라이”

라오스 우돔싸이 청소년들. 현재 움막형 교사에서 수업을 받는 청소년을 위해 월드머시코리아가 학교를 건립했다.

라오스 북부지역 최대의 도시라는 우돔싸이. 산악지대로 둘러쌓인 1300m 고지에 위치한 우돔싸이는 변화를 시작하고 있었다. 지난 2014년 12월 전국체전을 개최하면서 번듯한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섰다. 하지만 상권의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이주한 상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보니 라오스 주민들의 삶은 좀체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 월드머시코리아(이사장 현진스님, 여의도포교원장)가 희망을 만들고 있다. 돔싸이 중등학교(6년제) 건립에 나선 것. 월드머시코리아는 동국대참사랑봉사단과 MOU를 맺고 이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21일 단층 건물 한 동이 완공된데 이어, 올해 2층 규모의 건물 한 동을 추가로 설립하면 600여 명의 라오스 청소년들이 학업의 기회를 갖게 된다. 전국대학생봉사단연합회가 참여한 돔싸이중등학교 건립공사는 지난해 12월부터 한달간 진행됐으며, 숭실대, 명지대, 서울여대 등 8개 학교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동국대참사랑봉사단은 지난 1월12일부터 23일까지 건물 공사에 열정을 쏟았다.

 

현재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

지난 1월19일, 잠시 짬을 내 우돔싸이 도심에서 50여 km 떨어진 나머마을을 찾았다. 한시간 반을 자동차로 달려 도착한 나머마을은 지난해까지 한국의 대학생들이 봉사를 진행했던 곳이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학교에 들어서자 8~9살 쯤 되어 보이는 소년 두명이 한 구석에서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가가보니 쓰고 버린 볼펜 뚜껑에 숯가루를 넣고 나무로 찢고 있었다. 연필을 만드는 중이란다. 다른 소년이 인근 마을에서 얻어온 숯가루를 한봉지 들고 오더니 그 앞에 쏟아 놓는다. 가방을 뒤져 가지고 있던 볼펜 전부를 소년들에게 쥐어줬다. “컵 짜이 라이라이. 컵 짜이 라이라이”(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몇 번이고 인사를 전한다.

라오스 북부지방은 오랫동안 내전을 겪었다. 그렇다보니 주민들은 전쟁을 피해 산속에 뜨문뜨문 움막집을 지어 생활을 했다. 내전이 끝났지만, 산으로 간 주민들은 다시 도심으로 올 형편이 못됐다. 화전을 일구고 산나물과 과일을 채취해 시장에 내다팔아 근근히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공부를 하려는 열정은 어느 나라 못지않다.

하지만 마을에 중등학교는 이곳 한 곳 뿐. 산속 집과 거리가 먼 아이들은 운동장 한 구석에 작은 움막을 짓고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한평도 채 안되는 움막은 바람만 겨우 피할 정도. 나무판도 구하지 못한 아이들은 맨 바닥에서 잠을 자곤 한다. 이를 보다못한 한국의 한 단체에서 기숙사 2동을 건립했지만, 모든 아이들을 수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산악지역인 이곳은 겨울이면 5℃ 내외까지 기온이 떨어진다. 그렇다보니 움막 기숙사 바닥 곳곳에 모닥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혹시 불이라도 나면 큰일인데…” 걱정을 하며 교사를 나섰다.

다시 우돔싸이로 돌아와 공사현장을 찾았다. 페인트칠을 마친 교사에 새로 구입한 책상과 걸상, 칠판이 놓였다. 동국대 봉사단원들은 옷 곳곳에 묻은 페인트 자국만큼, 마음에 뿌듯함이 자리하는 듯 보였다.

그 옆으로 공사중인 2층 규모의 교사가 1층 외벽공사를 마치고 천장을 만들기 위해 거푸집 작업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2층 건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베트남 인부가 공사를 맡았다. 공사 장비라야 커팅기 한 대와 망치, 시멘트 배합기계 한 대가 고작. 학생들이 일일이 건축자재를 날라가며 공사를 돕고 있었다. 김기수(4학년) 씨는 “지난해 해외자원봉사에 참여했는데 정말 보람이 커 올해 다시 참가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 라오스 발전을 이끌 인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월21일 열린 돔싸이 중등학교 준공식을 마친 현진스님과 동국대 봉사단원들.

지난 1월21일에는 단층 교사 준공식이 거행됐다. 월드머시코리아 이사장 현진스님, 손재현 동국대참사랑봉사단 부단장, 숭실대 이기문 봉사팀장과 우돔싸이성 우완 교육부 국장, 쏜리 교육부 부국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와 교사, 주민, 학생 등 500여 명이 모였다. 현진스님은 “월드머시코리아는 말 그대로 세계의 어려운 곳을 찾아 특히 교육환경개선 사업에 노력을 하고 있는 NGO 단체”라고 소개하고 “꿈이 없다면 미래가 없다. 학생들이 꿈을 가져야 라오스의 미래도 있는 것이다. 나누며 협력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해 달라. 부처님의 가르침과 빛이 라오스에 가득하길 축원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에 우완 교육부 국장은 “학교 건립에 함께 해준 월드머시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의 대학생들, 주민들의 노력봉사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 한국과 라오스의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학교를 건립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돈 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 봉사까지 해준 월드머시코리아와 대학생들에게 이번 봉사의 기억이 소중하게 자리하길 기원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우돔싸이성 교육부는 3명의 직원을 교대로 파견해 공사과정을 감리, 공사에 완벽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라오스 교육부의 감사패 수여와 학생들간 문화행사로 이어졌다. 라오스 학생들의 전통공연과 동국대 무용학과 임주미 대학원생의 전통춤, 대학생들의 태권무 공연 등이 이어지자 주민들의 갈채를 받았다. 봉사단원으로 참가한 적명스님은 “봉사에 대한 보람도 매우 크고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기회가 되면 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단원을 이끈 손재현 교수는 “봉사 기간 내내 성실하게 활동해준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며 “앞으로도 봉사를 통해 많은 나라와 교류하며 나눔을 실천하면서 바른 인재로 성장해 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곳 학교 학생 가운데 절반 정도는 2시간 남짓 걸어 학교를 오간다고 한다. 가방 지퍼는 기능을 잃어버린지 오래지만, 교복 한 벌, 가방 하나를 장만하지 못해 학교에 못오는 친구에 비하면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인 아이들. 월드머시코리아는 그 아이들에게 배움의 희망터를 쌓아주고 있었다.

 

“부정부패 일소해야 국가 발전”

월드머시코리아 이사장 현진스님

지난 1월21일 라오스 돔싸이 중등학교 공사현장을 방문,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과 만난 현진스님

“배움에 대한 열망은 어느 나라나 똑같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할 여건이 안돼 학업을 포기하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월드머시코리아에서는 매년 850여 명의 베트남, 미얀마 등 아동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어요. 허름한 학교마저도 못다니는 아이들을 볼 때면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돔싸이 중등학교 준공식에 대한 소감을 묻자 월드머시코리아 이사장 현진스님은 “교복 살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니는” 더 가난한 아이들 이야기를 꺼냈다. 해외구호사업이 건물과 시설건립 위주로 진행되는데, 장학사업에도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스님은 지난 경험 몇 가지를 전했다.

“베트남 푸엔성에 있는 한 사찰에 의탁한 여학생이 한명 있어요. 암에 걸린 어머니가 자신이 죽으면 절에서 키워달라며 의탁했다고 해요. 그 학생이 그림을 정말 잘 그려요. 하지만 절에서 그림 재료를 대줄 형편이 안돼 미술공부 하라고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어요. 또 고학으로 간호학과에 다니던 한 남학생은 기숙사 한쪽 벽에 불상 사진을 걸고 매일 기도를 올린다는데, 사진 아래 기도문이 적혀 있어요. 내용을 보니 ‘어머니 죄송합니다. 동생아 미안해. 나 혼자 건강해서 미안해’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 사연을 물으니까 세 식구가 사는데, 어머니와 동생이 장애인이라고 하더군요. 기도문에 적힌 마음에 감동해 꿈을 물으니 의과대학 진학이 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매년 장학금을 줘 의대공부를 시키고 있어요. 그런데서 특히 보람을 느낍니다.”

현진스님은 이번 라오스 방문 기간 중 우돔싸이성 교육부 국장과 외무부 국장을 면담했다. 20년간 출가했던 경험을 지닌 케오산띠 외무부 국장과 면담에서 스님은 “시내를 조금만 벗어나면 가난한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라오스가 발전하려면 공무원들이 부정부패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교육과 다른 분야가 성장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외무국장이 출가의 경험을 잊지말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2층 건물을 마저 올리고, 화장실을 신축해 라오스에 기증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월드머시코리아와 라오스간 함께 우정을 쌓는 기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간곡한 한 마디를 남기고 일행은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불교신문3079호/2015년2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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