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임원 연수에서 ‘법문’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신년법회및 임원 연수에서 원로의원 정련스님이 법문을 설하고 있다.
“눈 내린 들판을 걸을 때는 어지럽게 걷지 말고, 길 따라 똑바로 걸어라. 오늘 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된다.” 조계종 원로의원 정련스님(동국대 이사장)이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선시를 인용하며 공직자들이 바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1월31일 오후 4시 부산 내원정사 만불전에서 봉행된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 신년법회및 임원 연수 입재식에 원로의원 정련스님은 법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정련스님은 “여러분이 이같은 자세로 직무에 임하면 후배들이나 모든 사람에게 모범이 될 수 있다”면서 “(맡은) 직책뿐 아니라 (근무하는) 부서가 잘 안될 수 없다”고 설했다. 스님은 “직장에서는 후배의 발자취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람에게 신뢰와 모범이 되는 몸가짐을 갖는 것이 공불련 (불자들의) 임무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정련스님이 당부한 서산대사의 선시 원문과 한글풀이는 다음과 같다.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눈 쌓인 들판을 걸을 때는, 어지럽게 걸어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은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들의 이정표가 된다."

공불련 입재법회에서 정련스님은 <선문염송>에 나오는 ‘풍취부동천변월(風吹不動天邊月) 설압난최간저송(雪壓難摧澗底松)’이란 구절을 소개하면 법문을 이어갔다. “바람이 불어도 하늘의 달을 움직이지 못하고, 눈이 쌓여도 계곡의 소나무는 꺾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련스님은 “(달과 소나무 같은) 의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옆에서 하는 조금 달콤한 말을 (따르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항상 마음과 생각을 (달과 소나무 같은) 그렇게 갖는 것이 불자로서 할 몸가짐과 생각이고, 특히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 불자로 직무를 다하는 길입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활동하는 공직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대인춘풍(待人春風) 지기추상(持己秋霜)’이란 사자성어를 예로 들어 법문을 설했다. 정련스님은 “사람을 다할 때 항상 부드러운 얼굴과 낮은 자세로 봄바람에 꽃이 피듯 편안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민원인이) 뭔가 뜻한 바 있어 (관공서에 찾아와) 문의하면, 손에 쥐어 주듯 (친절하게) 설명해서 기분 좋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직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본인에게는 무엇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련스님은 “지기추상은 스스로의 몸가짐은 가을에 (내리는) 서리와 같은 자세를 가질 때 공무원으로서, 공불련 불자로서 직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정련스님은 “이번 연수를 통해 기도 정진하여 지금까지의 잘못이나 반성할 것이 있으면 (내원정사) 법당에 내려놓고 깨끗한 마음으로 돌아가라”면서 “항상 부드럽고 덕과 지혜를 갖추며, 자기에게는 추상같은 자세를 지니고 정진하는 것이 포교”라고 설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공불련 임원 108명이 참석한 입재법회에서 김상인 회장(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 차관급)은 “평소 수계법회나 창립기념법회 등 (각종 행사에) 심부름을 하고 뒷바라지 하느라 (임원들이) 제대로 기도를 못했다”면서 “1박2일이지만 자기 기도를 하고 평소 못했던 신행활동을 하는 기회 되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김상인 공불련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입재법회에 참석한 박극제 부산광역시 서구청장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공직자 불자들이 부산 서구에 있는 내원정사에 오신 것을 시민ㆍ구민과 함께 환영한다”면서 “새해에 부처님 가피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환영했다.

이날 입재법회에서는 내원정사 총무국장 지일스님이 상세하게 사찰 연혁과 정련스님의 원력을 설명했다. 입재식을 마친 후에는 청람재(淸覽齋)에서 교무국장 지산스님의 지도로 발우공양을 체험했다. 이밖에도 지산스님의 ‘붓다의 행복론’ 강의, 임원회의, 1080배, 아침예불, 금강경독송, 자비명상 등으로 진행하고 2월1일 오전 신년법회및 임원연수를 회향했다.

내원정사 총무국장 지일스님이 사찰 연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원정사 교무국장 지산스님이 발우공양을 지도하고 있다.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는 정련스님이 조계종포교원장으로 재임하던 2000년 10월7일 창립 및 제 1차 합동수계법회를 봉행해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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