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부산연합회 - 갑오년 ‘동안거 재가수행 현장’을 가다
④ 부산 미타선원 ‘행복 선 수행학교’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이 온다. 입춘을 앞둔 따뜻한 남녘 부산엔 봄기운이 조금씩 느껴진다. 갑오년 재가안거가 반결제를 넘어서면서 부산지역 불자들의 마음에도 무명(無明)이 사라지고 수행의 환희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부산을 상징하는 용두산공원 인근에 자리한 미타선원(주지 하림스님)의 불자들은 재가안거의 초발심을 마음에 새기고 흔들림 없이 정진하고 있다. 평소에도 주지 하림스님의 지도에 따라 ‘마음공부’에 집중하는 미타선원 불자들은 갑오년 재가안거를 계기로 수행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 ‘행복 선(禪) 수행학교’의 주간 강좌에 참여한 50여 명의 불자들은 ‘마음공부’에 몰두했다. 야간강좌에는 직장인 등 45명이 참석하는 미타선원은 온정일 정진하는 불자들의 수행열기가 뜨겁다.

미타선원 주지 하림스님(조계종부산연합회 교육원장)은 “선 수행학교에 나오는 불자들이 모두 재가안거에 동참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갑오년 재가안거에 동참한 미타선원 불자들은 100여 명에 이른다. 동참자들은 매일 15분 이상 수행하기로 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각자 여건과 근기에 따라 참선, 명상, 사경, 독송(금강경, 다라니), 절 등 여러 수행법 가운데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을 선택해 정진한다.

미타선원은 재가불자들의 안거 수행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행록(수행점검표)을 나눠주었고, 각자 기록하면서 ‘자체 점검’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소한 1주일에 한번은 사찰에서 진행하는 각종 법회와 강좌 등을 통해 주지스님이 수행을 점검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행복 선 수행학교’ 역시 재가안거의 일환이다.

부산 미타선원 주지 하림스님.
하림스님은 “재가안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용어 자체를 낯설어하는 분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반결제를 넘어서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수행에도 더욱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님은 “선방에서 정진하는 스님들만 안거하는 것이 아니라 재가자도 일상 생활을 하면서 안거 수행이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재가안거에 동참한 미타선원 불자들은 하나같이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면서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송정숙 불자(법명 선정화)는 “수행 정진을 하며 일상 생활이 번잡스럽지 않고 담백해졌다”면서 “스스로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어 가정이나 사회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송정숙 불자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진하면서 나를 찾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재가안거의 장점을 강조했다

최순연 불자(법명 법아)는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흘러가는 상황을 살필 수 있어 생활을 안정되게 할 수 있다”면서 “특히 처음 불교와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 재가안거는 생활 속에서 정진하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신경옥 불자(법명 일래향)도 “자연스럽게 자기성찰이 가능해졌다”면서 “내가 하는 일이 불법(佛法)에 벗어나지는 않는지 늘 살피고, 공부한 내용을 생활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송정숙, 최순연, 신경옥 불자는 “재가안거를 통해 불자들이 실생활에서 수행하고 정진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부산뿐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재가안거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미타선원 주지 하림스님은 “마음이 세상을 만든다”면서 “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정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하림스님은 “결국 마음으로부터 나오고, 마음이 실제 세상을 만들기에, 서로 마음을 보고 나누는 것이 곧 세상과의 소통”이라면서 “재가안거 기간에 불자들이 마음을 보는 공부에 집중해 정진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미타선원 재가불자들은 재가안거를 계기로 스스로의 변화를 직접 느끼고, 즐겁게 공부하며 신행 활동을 하고 있다. “복잡한 생활에 얽매이다 보면 규칙적으로 신행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재가안거 기간에 각자 맞는 수행법을 찾아 수행하다 보면 부처님 가르침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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