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소나타

우호태 신현정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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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의사에서 제부도까지

문화의 둘레길을 걷다

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작업이다. 그 지역을 벗어나면 크게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는다. <화성소나타>가 그런 책이다. 화성시장을 역임한 우호태(법명 양천) 씨가 화성 무봉산 만의사에서 시작해 제부도 가는 길 신흥사에 이르는 길을 책으로 엮어 냈다. 저자는 “애브라함 링컨의 어머니는 지루한 링컨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어린 링컨의 꿈을 키워줬다. 작은 재주를 뽐내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하며 책을 시작한다.

독실한 불자로 살아온 저자는 경기도 화성시 구석구석을 걸어다니며 문화와 역사를 발췌해 에세이로 승화시켰다. 화성 동쪽 끝자락 무봉산 만의사에서 새벽예불을 마치고 해돋이를 보는 장관은 “마치 내가 한 마리 봉황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적었다. 한양 가는 길목, 떡전거리(병점)를 지나면서 떡에 대한 단상을 그렸다.

이어 그의 발길은 용주사와 융건릉을 지나 제부도 백사장에 이른다. 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하며 건넜다는 섬에서 유래한 이름 제부도를 맨발로 걸으면서 “물길, 갯벌, 매바위, 해당화. 저마다 오색 무지개를 품는다”고 노래했다.

“양산봉 팔각정에 오르니 천지사방이 한 눈에 들어선다. 또 다른 일행이 등을 구부리며 올라선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설악산 대청봉, 태백산 천제단, 지리산 노고단의 일망무제가 부러우랴. 일상에서의 답답함이 탁 트인다. 떠나면 오고 오면 떠나는 것이다. 오고 감의 별리에 익숙한 탓인지, 팔각정이 제자리에서 꿋꿋하게 봄 햇살을 맞는다. 정상은 잠시 머무르는 곳이다.”

그 글 한줄 쓰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은 참 재수좋은 날이다. 이렇게 좋은 팔각정에 올랐으니.”

저자 우호태 씨는 화성군의회 의원과 경기도의회의원을 역임하고 초대 화성군수와 화성시장을 역임했다. 또 신현정 캠퍼스 화성 평생교육원장이 글을 함께 했다.

[불교신문3075호/2015년1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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