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 ‘음식ㆍ생명’ 특별전 현장

“이렇게 큰 연꽃을 우려내니 이토록 맛나고 아름다운 연차가 되는군요.” 지난 18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이 있는 법룡사에서 열린 사찰음식전에 온 박원순 서울시장은 스님들이 권하는 연차를 마시며 이같이 말했다.

부인 강난희씨와 나란히 참석한 박 시장은 “비구니 스님들 덕분에 오늘 내가 호사를 누린다”며 연신 사찰음식을 맛보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부인 강 씨는 법룡사에서 사찰음식연구가 선재스님이 지도하는 ‘사찰음식’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기도 하다. 이 날 박 시장 부부는 전시된 사찰음식들을 일일이 맛보는가하면, 휴대전화로 사진촬영을 하기도 하고 사찰음식으로 꾸려진 점심공양까지 스님들과 함께 하고 돌아갔다.

이 날 사찰음식전은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가 한국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지정된 기념으로 열렸다. ‘음식은 생명’이란 주제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다채로운 사찰음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선재스님으로부터 사찰음식을 ‘전수’받은 16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직접 만든 사찰음식을 대중에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온 국민을 위한 건강밥상-질병예방을 위한 사찰음식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스님들은 여러가지 질병치유에 효과적인 사찰음식을 내놓았다. 우선 선재스님이 현미무죽, 연근파래무침, 배추버섯밥, 단호박된장국수 등으로 짜여진 겨울철 면역력 키우는 하루 밥상을 소개했다.

이어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사찰음식으로 정원스님은 메밀미나리전과 순무김치를 선보였고, 중안스님은 동맥경화에 좋다며 단호박견과류 무침과 청국장연극장떡을 선택했다. 통풍과 비만에 효과적인 치자두부구이와 곤양구이율무밥을 차려내 현담스님과 감기와 기관지 효험이 있다며 배도라지탕과 더덕잣배즙무침을 선보인 법정스님도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 아토피, 당뇨, 노화예방, 갱년기, 골다공증 등 온갖 성인병을 치유하고 예방할 수 있는 사찰음식 모델들이 전시돼 큰 호응을 받았다.

이 날 행사의 정점은 음식과 생명을 불교적 가르침으로 승화시킨 어린이뮤지컬 ‘그거 알아요? 음식은 생명’이 찍었다. 전국비구니회장 명우스님을 비롯 많은 스님들을 중심으로 자녀를 동반한 참가자들이 일제히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은 삼장법사와 손오공 등을 주인공으로 해서 음식에 대한 불교적 안목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 큰 박수를 받았다.

뮤지컬을 관람한 김민재(13)군은 “평상시에 한번도 음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적이 없는데 뮤지컬을 보고 음식도 생명이며 내 생명과 연관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소감을 말했다. 뮤지컬을 끝나는대로 공양간에서는 김치떡볶이와 감자야채전 등 선재스님의 지도하에 요리된 ‘어린이 사찰음식’을 함께 맛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사찰음식의 문화적 가치를 주제로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강연했고, 2011년 프랑스 최고의 요리장인으로 선정된 프랑스 에콜 페랑디 대학의 에릭 트로숑 교수가 직접 찾아와 “나의 요리세계의 기반은 한국의 사찰음식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은아 계명대 차문화연구소팀이 다례시연도 했고 행범스님이 천수바라춤과 나비춤을 축하무대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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