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부처님 계세요? ① 프롤로그

“불교상담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불교상담은 다른 심리상담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불교상담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불교상담에 대한 많은 물음이 있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불교상담의 정의를 내려보자면 ‘부처님이 보여주신 길을 따라 인간의 문제에 다가가는 대화의 방법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부처님이 보여주신 길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일 것입니다. 17세기 일본의 선승이자 시인이었던 마쓰오 바쇼는 다음과 같은 시를 통해 우리에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을 암시합니다. “옛 사람을 좇지 말고, 옛 사람이 좇던 것을 좇으라.”

이처럼, 부처님이 보여주신 길을 따른다는 것은 곧 부처님이 좇으시던 것을 우리도 함께 좇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대체 무엇을 좇으셨을까요? 이에 대해 묘사될 수 있는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하겠지만, 여기에서는 이를 ‘온전함의 현실’이라고 지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온전함은 유사한 단어로서 ‘무결함’ ‘여여함’ ‘그러함’ 등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구체적으로 이 온전함을 경험할 때는, 스스로에게 이미 아무 잘못이 없고, 이미 괜찮으며, 이미 충만한 감각으로 곧잘 드러나곤 하죠.

본 지면을 통해 안내하고자 하는 불교상담의 주된 초점은 바로 이 ‘온전함의 현실’의 발견입니다. 그것도 바로 지금 우리가 발붙이며 살아가고 있는 이 저잣거리의 일상 속에서 직접 발견하고자 합니다. 부처님이, 브라만들처럼 먼 의식세계 속 피안의 낙원을 추구하는 일을 거부하고, 늘 지금 이 대지 위에서 살아 숨쉬는 온전함을 발견하고자 하셨다는 사실에 우리는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럴 것입니다. 불교상담은 우리의 가장 일상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그 일상성 속에서 가장 존귀한 온전함의 현실을 드러내려는 기획을 품습니다. 불교상담에서는 이 온전함의 현실에 대한 발견이 곧 부처님이 우리에게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셨던 길이라고 아는 까닭입니다.

우리는 흔히 기지(旣知) 속에 미지(未知)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불교상담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것이 우리에게 진정 몰라질 때, 거기에는 그 미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싹틉니다. 그리고 그 관심의 힘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현실이 새롭게 보이게 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것이 온전함입니다. 이처럼, 온전함은 관심을 통해 피어난 꽃입니다. 너무나도 불만족스럽고 힘들었던 현실 속에서, 그 현실 속의 미지를 바라보는 관심이 처음 출현할 때, 그 순간 기존의 현실은 가장 생생한 꽃밭으로 불현듯 화하게 됩니다. 바로 이 일상의 기적과도 같은 순간에 대해 불교상담은 가장 정직한 증인이 되고자 합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우리는 함께 물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 대해 “이것 또한 온전한가?”라고 말입니다. 그럼으로써, 특정한 진리체계 또는 이론에 입각한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매회 제시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담고 있는 ‘이미 그 자체로서의 온전함’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렇게, 꽃 한 송이, 미소 한 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불교상담이 열어가는 온전함의 현실을 안내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뵙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고 반갑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것 또한 온전한가요?

※임인구 실존상담연구소장.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불교신문3074호/2015년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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