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술원 HK연구단, 대승기신론소 투르판본
현존 판본 300년 앞선 사본 ‘별기’도 발견 공개
신라 고승 원효대사의 불교사상이 일본 중국은 물론 서역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단장 김종욱)은 오늘(1월12일) 동국대 본관 4층 로터스홀에서 투르판본 <대승기신론소> 일부와 <대승기신론소별기> 가운데 현재 유통본보다 300년 이상 앞선판본을 공개했다.
국 투르판 필사본 일부는 중국 상하이사범대 교수인 당위엔(定源)스님이 독일에서 발견한 것이며, <대승기신론별기>는 김천학 불교학술원 HK 연구단 교수 등이 일본 가나자와(金澤)문고에서 발견했다.
원효스님은 당나라에서 유학하지 않았음에도 동아시아 불교에 큰 영향을 미친 고승으로, 특히 중국 화엄종 교학을 집대성한 법장스님의 <대승기신론의기>의 전형이 됐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현존하는 스님의 저술은 많지 않다.
21종만이 전해지는데, <대승기신론소>와 <대승기신론별기> 온전하게 전해지는 대표저술들이다. 특히 <대승기신론소>는 <대승기신론>에 대한 주석서로, 1000여 권이 있으나 원효스님의 저술이 가장 뛰어나다해서 중국에서는 <해동소(海東疏)>로 불린다.
<대승기신론소>는 <대정신수대장경>과 <한국불교전서>에 수록돼 있으나, 일본 원록9년(1696) 간행본을 저본으로 한 것으로 7세기 쓴 원본과는 최소 1000년 이상 차이가 있다.
이런 가운데 딩위엔스님이 독일 베를린브란덴부르크과학원 소장 투르판 문서에서 확인한 투르판본 <대승기신론소>는 신수대장경 <원효소> 상권에 속하는 것으로, 돈황 사본과 비슷한 시기로 볼 수 있다.
투르판까지 원효스님의 저술이 유통된 것과 관련해 딩위엔스님은 “원측스님이 주석했던 장안 서명사에서 공부한 담광스님이 <대승기신론> 주석서에 <원효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만년에 돈황에서 활동한 담광스님이 참고자료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딩위엔스님의 이번 발견은 서역에서 신라의 사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명사 교류의 의미가 크다. 김종욱 단장은 “원효스님이 당대 혹은 입적 직후에 중앙아시아까지 전파되고 연구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동아시아 최고의 지성인이었음을 문헌적로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동국대 김천학 교수와 일본 가나자와문고 도츠 아야노(道津綾乃) 주임학예원, 도요(東洋)대학 동양학연구소 오카모토 잇페이(岡本一平) 객원연구원이 가나자와문고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대승기신론별기>는 담예스님(1271~1346)이 필사한 것이다. 현존하는 것보다 300년 앞선 것으로 보인다.
새로 발견된 사본에는 19세기 후반 일본을 통해 들어가 중국 난징(南京)의 금릉각경처(金陵刻經處)에서 간행된 <대승기신론소별기회본>과 비교해 보면 380곳 정도 차이가 난다.
김천학 교수는 “회본을 중심으로 했는데, 회본은 일부만 담겨있어 원효스님의 사상을 곡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것 중에 어느 글자가 맞는지는 학자들이 시간을 두고 면밀하게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단장은 “현재 전하는 원효스님의 저술은 원본가 800~1000년가량 차이가 있기 때문에 스님의 문헌을 정확하게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본에 입각한 재번역과 사상의 복원이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또 “2017년은 원효스님 탄생 1400주년이 되는 해로, 동국대 불교학술원 HK연구단에서 학술기념사업을 통해 스님의 사상을 다시 한번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3074호/2015년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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