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록촬요, 조사들의 전법 이야기

김호귀 옮김 / 하얀연꽃

<통록촬요>는 중국 송대에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조원통록(祖源通錄)> 24권을 4권으로 줄인 책이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내용을 요약한 촬요서가 아니라 인도와 중국, 한국을 아우르는 전등사서에 해당한다.

중국의 선종보(禪宗譜)를 골고루 포괄해 신라 고려시대 선승 등의 계보까지 독창적으로 재구성한 한국불교 선종사 연구를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북송시대 공진(拱辰)이 <조원통록>을 편찬했는데, 이것을 남송시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촬요(撮要) 형태로 재출간됐다.

그런데 남송시대 말기인 13세기 중반에 복건성 영덕(寧德)의 우바새 진실(陳實)이 편찬한 대장일람(大藏一覽) 10권 가운데 제10권이 곧 <통록촬요>에 해당한다.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그 <통록촬요>가 조선 초기에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나름대로 그 구조 및 내용 등 몇 가지에 변형이 가해져서 <통록촬요> 4권의 형태로 새롭게 간행된 것이다. 추정하자면 조선 초기에 새롭게 간행한 사람은 그 ‘후기’를 썼던 숭묵스님으로 간주된다.

숭묵스님은 책을 새롭게 간행하면서 중국의 선사 가운데 40명을 생략하고 신라 및 고려의 선사 33명에 대한 명칭을 추가했다. 그 가운데 도봉혜거와 나옹혜근스님에 대해서는 법어를 별도로 기록해 넣었다.

이번 책은 과거칠불로부터 고려 말기 나옹혜근 선사에 이르기까지 132명 및 기타 6칙 등에 대해 기록한 전등사서(傳燈史書)의 성격을 지닌 책이다. 그 내용은 기존의 전등사서에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인도와 중국과 한국의 삼국에 걸친 선사 스님을 기록한 책으로는 일찍이 <조당집> (952년 편찬)이 있는데 그것은 오대에서 편찬된 그대로의 모습으로 고려에서 재판된 성격이다. 그러나 <통록촬요>의 경우는 중국에서 편찬된 것에다 수정을 가해 우리나라의 선사를 첨가해 개간했다.

특히 나옹혜근 스님을 석가모니 부처님의 후신으로 기록해 정법안장이 해동에 정통으로 전승됐음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본 책에서는 해제를 통해 <대장일람> 제10권에 수록된 내용과 <통록촬요> 4권에 수록된 내용을 비교하고 검토해 그 관계를 고증했다.

[불교신문3070호/2014년12월27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