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승 수급 미달’ 천태종 주장 사실과 달라

군승 독신비구제도 정착

비구 비구니 스님 대상

군승요원도 2배 정도 많아

 

금강대 학생들 천태종

정착단계 군종교구 체계서

합리적 대안 마련 가능

조계종이 군승(군종장교)을 파송한 지 올해로 46년. 1951년 이승만 정권 때 개신교와 가톨릭만으로 군종장교제도를 도입했지만 불교는 베트남전쟁중인 1968년 1기 군승 5명을 파송하며 군승의 역사가 시작됐다. 출발단계에서부터 17년이나 뒤처지는데다가 군종장교 인원도 불교는 개신교의 4분의1에 불과해 군종정책 입안과 집행은 물론 군포교에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선공약을 통해 기존의 군종장교 내 불교와 개신교의 비율을 1:4에서 1:2로 줄이겠다고 선언한 뒤 점차 간격을 좁혀 갔다. 현재는 군목사(개신교)가 269명으로 제일 많고 군승(불교) 135명, 군신부(가톨릭) 95명, 군교무(원불교) 3명 순이다. 또한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가 지난 2005년 출범한데 이어 지난 2012년 5월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개원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군포교의 발판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전 군승의 ‘독신 비구’를 선언하며 군승제도의 일대변화를 도모했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최초의 비구니 군승일 뿐만 아니라 창군 최초로 여성 군종장교인 명법스님을 파송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국방부로부터 천태종립대학인 금강대의 군종장교 파송 부결 통보를 받은 뒤 천태종은 유감 성명서에서 ‘조계종의 군승 자원 미달’을 주된 반박자료로 제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조계종 군종교구는 지난 5년간 국방부가 매년 11~14명씩 총67명을 파송 요청했으며 우수 자원을 파송하기 위한 검증과정에서 탈락한 3명을 뺀 64명(96%)를 파송했다고 밝혔다. ‘수급인력이 50%정도에 머물러 해마다 미달사태를 보이고 있다’는 천태종의 주장은 사실과는 차이가 큰 셈이다. 게다가 당해 연도 파송 인원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다음해에 추가 반영해 파송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60여 명의 예비 군승자원을 이미 선발해 관리하고 있는 만큼 천태종의 군승 수급 미달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못박았다. 실례로 지난 6월 열린 예비 군승 선발 평가에서 비구니 4명을 포함해 총32명의 스님이 응시하는 등 향후 군승자원 수급은 전혀 문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군승의 독신비구화제도가 정착되면서 동국대 불교대학과 중앙승가대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군승후보생(2014년 기준 4명)보다 비구, 비구니 스님을 대상으로 한 군승요원(동 기준 9명)이 2배 정도 많을 만큼 스님들의 군포교 원력이 커지고 실제로 군승 진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강대의 군승 진출을 노리는 천태종의 주장에 대해 조계종 군종교구와 예비 군승들은 국민 종교수에 따른 군종장교 인력을 배정할 수 있도록 매진해도 힘겨운 상황에서 자칫 종단간의 싸움으로 번져선 곤란하다며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국민 가운데 불교신자가 제일 많음에도 불구하고 군승은 군목사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군종장교 인원 배정의 큰 기준잣대인 군대 내 종교인구 조사도 군종장교들이 주도하는 만큼 군종장교 수로나 군종교시설 수가 월등히 앞서는 개신교에 의해 왜곡된 통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예비 군승들의 지적이다.

또한 금강대 학생들도 조계종으로 출가한다면 현행 제도에서도 충분히 군승요원으로서 군포교에 매진할 수 있다. 또한 천태종 스님도 군종교구 체계에 편입해 군승으로 활약한 뒤 전역 후 천태종으로 되돌아가 천태종 스님으로서 정진할 수 있다. 이웃종단 스님이 조계종 스님으로서 군승으로 활약한 뒤 전역 후 소속 종단으로 되돌아가 스님으로서 정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조계종 군종교구장 정우스님은 “학부 졸업 이상인 스님만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군승요원만으로도 군승제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군승후보생 보다는 군승요원으로 군승 자원을 선발하려고 추진 중”이라며 “조계종 군종교구 체제에 들어와 법회의식을 같이하고 스님으로서 군포교에 매진한다면 천태종과도 충분히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승 출신인 중앙종회의원 정범스님은 “조계종이 군승 파견 후 46년동안 타종교와 겨루며 군포교에 매진해 왔는데 천태종의 군승 진출로 인해 자칫 불교계 내부 싸움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면서도 “정착단계에 돌입한 조계종 군종교구 체계 내에서 함께 군포교를 펼치는 등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69호/2014년12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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