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19일 남도불교문화연구센터 개원

호남과 영남권을 아우르는 최초의 불교문화연구기관인 남도불교문화연구센터가 전남 순천대에 문을 열었다. 국립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 산하 남도불교문화연구센터(센터장 이종수)는 지난 19일 순천대 70주년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창립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센터장 이종수 순천대 HK교수는 ‘남도불교문화연구센터의 설립배경과 연구방향’ 발제문을 통해 한국불교 연구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남도불교는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삼국시대 호남은 백제, 영남은 신라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통일신라시대에도 중요한 불교문화는 영호남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고려시대에는 수도였던 개경이 불교문화 중심이었지만 정혜결사와 백련결사, 대장경 판각 등 주요 불교활동은 남도에서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의 영향으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에서 불교 활동이 가장 활발했다. 따라서 남도불교 연구가 한국불교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남도불교문화연구는 한국불교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지역 불교연구이기도 하고, 한국불교문화의 원형을 이해하는 노력의 최전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교수는 남해안을 따라 교류했던 불교흔적들을 찾아내는 등 남도현장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분야를 개발해 연구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진행할 수 없는 분야를 개척해 연구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려시대 대장경을 판각해 강화도로 옮겨간 경로를 추정하는 연구,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의 수군에 참여했던 의승병, 조선후기 경주 옥돌로 만든 불상을 전라도 사찰에 안치했던 사례, 불교서적이나 도구를 싣고 중국에서 일본으로 가던 상선이 태풍으로 인해 전라도 해안가에 표착한 후 불교계에 미친 영향 등 다양한 연구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연구과제들을 개발해 남도불교 범위 내에서 보편성과 특수성을 찾아낼 것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한국불교의 나무와 숲을 조망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연구센터는 영호남이 상호 소통하는 연구기반을 마련하고 연구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영호남 화합 및 불교문화 탐방을 위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불교기록문화유산 DB 구축, 국내ㆍ국제학술대회 개최, 출판물 등을 발간할 계획이다.

‘지리산권 불교문화의 위상과 연구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용태 동국대 HK교수가 ‘조선후기 지리산권 불교와 부휴계’, 구례 화엄사 총무 효광스님이 ‘화엄사의 불교문화와 연구과제’ 등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순천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은 보다 체계적인 연구 작업을 위해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과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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