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55년째 망명 생활 중인 달라이 라마는 17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수백 년 된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전통은 대중에 대한 영향력이 있는 재임자가 있을 때 끝내는 게 바람직하다"라며 이런 가능성을 언급했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의 사후에 새로운 달라이 라마가 나올지는 "티베트인에 달렸다"며 "사람이 만든 달라이 라마 제도는 언젠가 폐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매한 달라이 라마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며 "이런 슬픈 상황을 생각하면 전통을 끝내는 게 낫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14대 달라이 라마가 직접 제도 폐지론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사후에 벌어질 후계자 선정 과정에 중국이 관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그동안 차기 달라이 라마는 자신들이 선정하겠다는 의도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올해 79살인 달라이 라마는 1959년 티베트 봉기에 실패하고서 다람살라로 망명했으며 2011년부터는 정치권력을 망명정부에 물려주고 정신적 지도자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을 의식한 남아공의 입국 거부로 최근 이탈리아 로마로 장소를 바꿔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회의에 참석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는 고향에 있는 불교 성지 우타이산(五臺山)을 순례하고 싶다는 뜻을 중국 측에 표명하고 비공식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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