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스님과 차담 “한 라오스 우호 증진”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라오스 총리가 1300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금정총림 범어사를 참배했다.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는 12월 11일 오전 9시 금정총림 범어사에 도착해 주지 수불스님과 차담을 나누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탐마봉 총리는 범어사에 도착한 후 수불스님의 안내로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3배의 예를 올렸다. 이어 접견실로 자리를 옮긴 탐마봉 총리와 수불스님은 30여 분간 홍삼발효차를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수불스님은 “범어사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라오스의 우호 증진이 깊어지고, 양국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불스님은 “10여 년 전 부주지 범산스님과 두 차례 방문한 적이 있어 인상이 굉장히 깊다”면서 “라오스는 가서 살고 싶은 나라”라고 친근감을 전했다.

이에 탐마봉 라오스 총리는 “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해 범어사를 방문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라오스는 고대문명을 보존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젊은이들에게 고대문명과 불교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수불스님은 “우리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오늘 방문은 범어사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불스님은 총리 부부의 건강을 기원한 뒤 “인연이 닿으면 라오스와 더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탐바봉 총리도 “범어사와 우호관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 “따뜻한 환대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재차 인사했다.

이날 수불스님과 라오스 총리는 선물을 교환하고, 차담을 마친 뒤 탐마봉 총리는 방명록에 서명했다. 이어 보제루로 자리를 옮겨 범어사 선향다회(禪香茶會)가 정성껏 준비한 보리말차, 녹차, 연꽃차 등을 마시며 추위를 녹였다. 한 시간 가량 범어사를 참배한 라오스 총리 내외와 관계자들은 오전 10시 한 아세안 정상회담이 열리는 벡스코로 출발했다.

탐마봉 라오스 총리의 범어사 참배에는 영부인 부아통 탐마봉 여사를 비롯해 장관 등 10여 명의 수행원이 함께했다. 범어사에서는 부주지 범산스님, 총무국장 유정스님, 교무국장 승련스님, 이윤희 신도회장이 배석했다.

범어사를 참배한 탐마봉 라오스 총리가 서명한 기와.
12월10일 전용기를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한 탐마봉 총리의 11일 오전 범어사 참배를 마치고 같은 날 오후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라오스 총림에 앞서 10일에는 태국과 필리핀의 산림청 장관과 수행원이 범어사를 참배하고 주지 수불스님을 비롯한 소임자들과 오찬을 함께했고,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각국 기자단이 방문하기도 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한국과 아세안이 (단기간이 아닌) 100년, 200년 이상 (항구적으로) 우호를 증진하는 것이 국익에도 좋고, 세계 평화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탐마봉 라오스 총리의 범어사 참배는 불교문화가 국익에도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으로 불교가 민간외교사절의 역할을 담당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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