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실천본부 이불 나눔 현장

“창문도 없는 집에서

병 앓는 노인들 보니

무슨 말로 위로할지…”

 

아웃사이더ㆍ김정연ㆍ타히티

생명나눔 홍보대사와 함께

달동네 백사마을 찾아

훈훈한 마음 전달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스님과 홍보대사들이 지난 3일 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을 찾아 이불을 전달했다.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달동네 ‘104마을’은 얼어 있었다. 가파른 길은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인해 보행이 불편할 정도로 미끄러웠다. 마을 어귀는 집집에서 피어올린 연탄가스 냄새가 가득 차 있었다.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달동네인 백사마을은 주민의 80%가 최저생계비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으며, 한파에도 전기장판 하나로 생활하는 가구가 적지 않다.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스님)가 주민들의 마음을 훈훈히 녹일 이불을 들고 이날 백사마을을 찾았다. ‘연탄도 못 때는 집’을 위해 보온성이 뛰어난 극세사 이불 150채를 마을에 전달한 것. 법륜사(주지 성지스님) 주차장에서 진행된 이날 봉사활동에는 생명나눔 홍보대사인 가수 아웃사이더와 시골버스 안내양으로 알려진 리포터 김정연 씨, 걸그룹 타히티 멤버들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일면스님은 “올해 생명나눔 설립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하면서, 이웃과 나눔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특히 이 마을 주민들이 어려움이 크다고 해 찾았다”며 “추운 날씨에도 봉사를 나온 홍보대사와 회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간단한 기념식에 이어 이불전달이 시작됐다. 50년 넘게 이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김 모(81세) 할머니는 “교회에서 연탄은행을 만들어 필요할 때마다 연탄을 날라준다. 하지만 연탄보일러가 없는 집은 그 혜택도 못받는다”며 “좋은 이불을 나눠준 스님과 단체에 매우 고맙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봉사자들은 거동이 힘든 노인가정을 직접 찾아 나섰다. 다른 집 담장에 나무를 이어 천막집을 짓고 사는 최봉은 할아버지는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에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절에 가면 건강하시라고 기도 드릴께요.” 최 할아버지 집을 나온 일면스님은 “창문도 없는 집에서 사는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밥 걱정, 추위걱정 잊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골버스 안내양 김정연 씨도 이불을 배달하면서 몇 번이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겨울은 참 외로운 계절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에게는 더욱 힘들다”는 김 씨는 “이 이불이 몸의 추위뿐 아니라 마음까지 덮어주는 이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걸그룹 타히티의 한 멤버는 부부에게 이불 한 채만 전해준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생명나눔실천본부 관계자에게 부탁해 다시 이불 한 채를 더 건네주고 왔다. “이런 마을 풍경을 처음 봤다”는 타히티의 한 멤버는 “동네가 포근한 느낌이 든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 시간여 이불 전달을 마친 봉사자들을 위해 법륜사에서 점심공양을 마련했다. 15년 전 “빈 법당을 지킬 사람이 없다”는 말에 이 마을을 찾았다는 성지스님은 “제대로 된 법당이 없어 부처님께 항상 죄스런 마음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유일한 법당으로 위안이 되고 있다. 주민을 위해 찾아준 생명나눔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시 언덕을 내려오는데, 길가 대문 사이로 연탄에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는 구부정한 한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이불이 그 옆에 놓여 있었다. 달동네 주민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이불에 담겨 있는 듯 했다.

[불교신문3065호/2014년12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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