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 신강

지안스님 강해 / 조계종출판사

불교교리와 수행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논서 <대승기신론>이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사진>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현대적 문장으로 번역한 <대승기신론 신강>이다. 누가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썼다는 뜻에서 ‘신강’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지안스님은 영축총림 통도사 승가대학 강주, 조계종 역경위원장 등을 지내며 여일하게 교학연구와 후학양성에 전념해온 조계종을 대표하는 학승(學僧)이다.

스님은 지난 3일 “‘나를 알고자 하는 공부가 불교공부’라는 점에서 <대승기신론>은 공부의 지침을 제시해 주는 표준교과서라 할 수 있다”며 “대승불교 전반을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면 꼭 일독을 권한다”고 밝혔다.

<대승기신론>의 저자는 마명스님으로 알려져 있다. 스님은 대승불교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 생몰연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설이 있지만, 대체로 2세기 초중반 생존했던 분으로 100~150년경으로 보고 있다.

원래 브라만 출신의 대학자인데 당시 인도 학문의 중심지였던 마가다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불교학자들과의 논쟁을 벌인 끝에 불교에 귀의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시인으로도 이름을 떨쳤으며 쿠샨왕조의 카니시카왕의 두터운 신임도 받았다.

마명스님은 <기신론>을 지으면서 인연분, 입의분, 해석분, 수행신심분, 권수이익분의 5분으로 논을 구성하고 있다. 이상 5분으로 설해지는 기신론의 내용은 대승의 근본 대의를 밝히는 동시에 대승불교사상의 양대 조류라 할 수 있는 중관사상과 유식사상을 포함해 여래장사상까지 종합해 논하고 있다.

‘대승기신론은 대승불교지침’

전해주는 ‘교과서’와 같아

대승불교사상의 양대 조류인

중관ㆍ유식ㆍ여래장사상까지

여러 경전 통섭해 종합 고찰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모든 중생을 실어 열반으로 운반해 주는 큰 수레를 뜻하는 대승의 참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일체 법이 이름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효스님이 해동소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대승기신론소’를 지었다.

지안스님은 앞선 선지식들도 <대승기신론>의 가치를 높이 샀음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근대 불교부흥운동의 아버지로 칭송되는 양문회(1837~1911)는 불교를 배우는 최적의 입문서이자 불교 우수성을 대변하는 논서로 <대승기신론>을 꼽았다.

이 책만 통달하면 <화엄경> <법화경> <능엄경> <능가경> 등의 대승경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불교 전통이 <대승기신론>을 중심으로 일어났다고 강조했을 뿐 아니라, 당시 중국에 와 있었던 영국인 선교사 리차드 티몬시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영역까지 하게 했다.

이 뿐 아니라 현대에 와서 번역되거나 연구된 것을 제외하고 1930년대까지 한중일 삼국에서 기신론에 대한 주석서가 200여종에 이를 정도로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에서 간행된 연구서만 2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스님에 따르면 대승기신론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대승을 중생의 마음이다’고 선언한 것이다. 마음이 만법의 근본이라는 불교의 전반적인 대의를 기신론에서는 ‘마음은 본래 대승이다’고 바꿔 말했다. 즉 일체 중생의 마음이 대승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일체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고 <열반경>에서 설한 것처럼 이 말은 대승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했다.

지안스님에 따르면 대승기신론에서 가장 주목할 내용은 ‘대승을 중생의 마음이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사진은 화순 운주사 돌부처. 불교신문 자료사진

지안스님은 “간결하고 논리 정연한 설명을 통해 대승의 사상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한국불교 전통인 대승의 종지와 교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책”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의 해설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시공을 초월해 모든 법이 마음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인간의 의식 위에 일어나는 관념적인 것이 마음에 의해 생겨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스님은 “마음에 의해 의식되고 대상화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중생의 미혹에 의해 만물에 대한 차별적 의식이 생길 뿐 근본에 돌아가면 이러한 차별의식이 스스로 소멸된다”고 밝혔다.

1970년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벽안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지안스님은 통도사 승가대학 강주와 종립 은해사 승가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조계종 고시위원장이며, 반야불교문화연구원장으로 불교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주요 저서와 역사로는 <기신론 강의> <신심명 강의> <기초경전해설> <보현행원품 강의> <산사는 깊다> <조계종 표준 금강경 바로 읽기> <마음의 정원을 거닐다> 등이 있다. 

[불교신문3066호/2014년12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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