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를 가득 먹은 미끈하고 큼직한 바위 길을 사진장비 가득 메고 오르니 심장의 박동은 크고도 빨라졌다. 그 상태에서 북미륵암 부처님(국보 제308호)을 처음 만났다. 가쁜 숨에 덩달아 출렁이는 나의 눈에는 부처님도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만큼 생생한 조각이다. 온전한 모습에 감사의 삼배가 절로 나온다.

촬영에 들어가니 수미단 아랫부분이 길고도 높은데,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아 고민스럽게 한참을 바라봤다. 올라올 때 헐떡이며 느린 걸음 탓에 길을 먼저 내드리며 가벼운 인사를 나눴던 분들이 흔쾌히 도와 주신다하여 주지 스님의 양해를 얻어 옮길 수 있었다. 수미단 네 모퉁이를 한명씩 들어 옮기니, 나에게는 부처님 곁에서 공양을 올리는 4인의 천인상이 도와주는 것 같아 고맙고 또 고마웠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유리온실 모양의 보호전각이 보기는 좋으나, 구조적으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종의 결로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신문3063호/2014년12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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