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경주를 만나다

조철제 지음 / 선

경주에서 태어나 동국대 한문학과를 졸업하고 30여년간 경주고 교사로 재직한 저자가 평생 발로 뛰면서 모아놓은 ‘경주유학사’ 혹은 ‘경주한문학사’를 엮은 책이다. 문학이나 예학, 이학과 경사 등에 평생을 바쳐 천착한 문사들의 문집을 찾아 그들의 삶과 사상을 채집하고 수많은 고문서를 탐독했다.

저자에 따르면 각종 문집에서는 개인이나 사회의 맨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는 한계성이 있지만 고문서는 다르다. 공사의 여러 가지 일을 사실대로 기술하여 인간 삶의 본질과 사건의 전말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이 가운에 역사성이 깊으면서 경주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40여편의 자료를 이번 책에 묶었다.


추사와 초의

박동춘 편역 / 이른아침

조선후기 ‘최고의 지성’으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와 초의스님이 붓으로 나눈 편지글이다. 추사와 초의스님은 1786년생 동갑내기다. 책은 추사가 평생지기였던 초의스님에게 보낸 편지글을 소개하고 해설한 것이다.

유배시절을 보내며 서로 오갈 수 없는 처지였던 추사에게 초의스님은 매해 차를 보냈고 추사 또한 초의스님의 차와 답장을 기다리며 걸명하는 편지를 보내곤 했다. 차를 나누고 서로를 탁마하고 그리워함에 멈춤이 없었던 깊은 우정은 추사가 초의스님에게 차를 선물받고 써준 ‘명선(茗禪)’글씨와 초의의 선실에 걸어둘 ‘일로향실(一爐香室)’ 편액을 보냈다는 편지글에도 자세히 드러난다.


궁녀발자국

이병룡 지음 / 고요아침

‘…마지막 숨결을 차갑게 더듬었던 청진기와/ 노인과 한 몸이었던 따뜻한 이동식 변기가/ 이승과 저승의 간이역 길목에서/ 선문답을 나누며 밤새도록 뒤척이고 있다.’ 이병룡 시인의 시 ‘선문답’의 일부분이다. 우리 이웃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성찰하고 있는 이번 시집은 ‘중증 치매 할머니’, ‘한쪽 다리를 잃은 노인’, ‘언어장애아’, ‘자폐아’ 등 우리 시선의 바깥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시인에 따르면 생명이란 저마다의 소중한 생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시인이 바라보는 이들 생명의 표정은 시인의 애정 범위 안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대화합시다 함께삽시다

임어진 지음 / 우리교육

근현대사를 살아온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담아낸 ‘우리 인물 이야기’ 시리즈 30번째 주인공은 도법스님이다. ‘화쟁’, ‘인드라망’이라는 화두로 생명과 평화의 삶을 살고자 하는 도법스님의 삶에 관한 책이다. 출가 후 13년간 선수행을 하며 진리를 찾았던 시절과 생명평화운동을 했던 남원 실상사 주지 때, 마지막으로 지리산 살리기 운동을 하면서 순례를 했던 시기로 나눠 스님의 삶을 조명했다.

농부철학자로 불리는 윤구병 씨는 “도법이 걷는 생명평화의 길은 가시밭길이다. 아파하면서도 여린 가시들을 끌어안을 길을 찾는다”며 “도법이 외치는 ‘부처로 살자’는 뜻을 책은 잘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64호/2014년12월6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