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

쿠쉬완트 싱 지음 / 아시아

24년여에 걸친 문학으로의 유랑을 거친 끝에 탄생한 쿠쉬완트 싱의 최고의 걸작이다. 작품은 특유의 음란하고 신랄하고 해학적인 스타일로 델리를 추적했다. 델리를 중심으로 600년의 역사를 유려하고 환상적인 문체로 펼쳐냈다.

남인도의 첸나이, 동인도의 콜카타, 서인도의 뭄바이와 함께 인도의 4대 수도를 이루며, 인도의 영광과 몰락을 겪어온 델리의 과거를 온전히 살려냈다. 저자가 일흔다섯이던 1990년 이 소설이 출간되자 인도에서 호평과 악평, 극과 극의 의견이 충돌했다. 인간본성을 여실히 그려내고 델리의 역사를 다채로운 기법으로 소개한 반면 이슬람교 음해성을 담았다는 해석도 있다.


한국 원전 잔혹사

김성환 외 지음 / 철수와영희

한겨레 신문 현직 기자 2인이 최근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을 출입하면서 느낀 한국 원자력산업의 성장과정과 원전의 문제, 대안 등에 대한 기록이다. 책은 ‘전문성’과 ‘특수성’이라는 철갑을 두른 채 ‘원전 안전 신화’를 지키려고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원전 마피아’의 전횡과 비리를 고발한다.

저자들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경험했듯이 한번의 사고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원전을 ‘원전 마피아’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한다. 원자력에 대한 사회의 감사와 통제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원전으로부터 안전한 공동체’를 꾸리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초차식

우위엔쯔 지음 / 조율

중국의 ‘차(茶) 재벌’ 대익그룹 회장이자 대익다도원과 대익애심기금회 설립자이기도 한 우위엔쯔가 지은 중국다도 수련법이다. 오랜기간에 걸쳐 다도의 학술적 연구와 다도정신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차를 아끼고 사람을 사랑한다”라는 다도정신을 제창하기도 했다.

현대다도의 학술적 기반을 설립하고 다도의 직업화 과정에 힘쓰고 있는 저자는 한국사람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보이차 생산기업 맹해차창을 계열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그는 ‘다도수련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일단 차를 우려보세요!”라고 대답한다. 진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차를 자주 우려보기를 권하는 그의 철학이다.


할머니에겐 뭔가 있어

신혜원 지음 / 사계절

순진무구한 아이와 능청스러운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책. 엄마를 따라 마트에서 장보는데 익숙한 아이는 꼭 하나 궁금한 게 있다. 할머니한테는 먹을게 참 많은데, 그걸 다 어디서 사오는 걸까. 침이 꼴깍 넘어가는 할머니표 음식은 마트에서 사는 것과 좀 달라 보이기도 하고, 시골에는 대형마트도 없을 것만 같은데….

작가는 실제로 충북 월악산 아래에서 닭을 키우며 사는 귀농인이다. 동네 할머니들이랑 봄이면 나물 캐고 여름이면 옥수수 따고 가을이며 곶감을 말린다. 뭐든 사는 것보다는 만들고 키우고 돌보는 일이 일상인 곳에 사는 작가의 삶이 그림책 안에 고스란이 들어있다.

[불교신문3062호/2014년11월29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