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8개 코스 157km 개통

 

서울둘레길이 전부 개통됐다. 서울을 둘러싼 산을 연결한 8개 코스로 구성돼 있는 둘레길에는 많은 사찰들을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인터넷에서 ‘서울두드림길’을 검색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서울둘레길 전체 코스를 담은 조감도. 제공=서울시청

서울둘레길 코스에 포함된 역사·문화자원은 관악산 관음사, 윤봉길의사기념관, 봉수대 등 35곳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이 가운데 단연 많은 수를 차지하는 곳이 사찰이다.

본지가 조사한 것에 따르면, 서울둘레길에 위치하거나 주변에 자리한 주요 사찰은 조계종 사찰 기준으로 25곳에 이른다. 서울 권역은 아니지만 둘레길 인근에 위치한 경기지역 사찰까지 포함한 사찰 수다. <표 참조>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이야기를 알고 가면 새롭게 보일 수 있다.

둘레길 1코스에 있는 학림사는 671년(신라 문무왕 11년) 원효스님이 창건했다. 고려 공민왕 당시 나옹혜근 스님이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나한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학도암은 1624년(조선 인조2년) 무공스님이 불암산에 있던 옛 절을 옮겨 창건한 절이다. 특히 대웅전 뒤편 암벽에는 조선 명성황후의 염원에 의해 1872년 조성된 높이 22.7m, 폭 7m의 거대한 ‘마애관음보살좌상(서울시유형문화재 제124호)’이 있는데, 조선 후기의 뛰어난 마애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4코스의 대성사는 384년 인도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명종 때는 보우스님이 머물며 불교 중흥을 모색했으며, 근대에는 용성스님이 만해스님과 더불어 천도교의 손병희, 기독교의 길선주 등과 힘을 합해 민족과 종교의 중흥을 도모했다.

5코스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 즐비하다. 관음사는 895년(신라 진성여왕 9년) 도선대사가 세운 비보사찰(裨補寺刹) 가운데 하나다. 조선 영조 대까지 사격을 갖추고 있었음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1863년(철종 14년) 철종의 장인 영은부원군의 시주를 받아 다시 고쳤다.

호압사는 1407년(조선 태종 7년) 왕명으로 창건됐다. 삼성산의 산세가 호랑이 형국을 하고 있어 과천과 한양에 호환이 많다는 점술가의 말을 듣고 산세를 누르기 위해 세워졌다고 전한다. 호갑사(虎岬寺) 또는 호암사(虎巖寺)라 부르기도 했다. 관악산 정상에 자리한 연주암은 등산객과 탐방객이 많이 찾는 사찰이다.

7코스의 봉산에는 수국사가 있다. 1459년(조선 세조 5년) 세조가 의경세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경릉 동쪽에 정인사(正因寺)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그 후 1504년(연산군 10년) 화재로 소실돼 폐허로 남아 있다가 몇 번의 중수를 거쳐 1900년(광무 4년) 고종의 내탕금(內帑金)으로 현재의 위치인 갈현동 태화산(太華山) 자락에 다시 짓게 됐다. 수국사는 황금법당으로 유명하다.

북한산 줄기인 8코스는 사찰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둘레길에서 가장 인접한 화계사는 1522년(조선 중종 17년) 신월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원래는 고려 때 법인대사 탄문이 화계사 인근에 보덕암(普德庵)을 세우고 오랫동안 법등을 이어왔는데, 신월선사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고 절 이름을 화계사라고 했다.

이후 왕실의 비호 아래 절의 특색을 살리면서 착실히 발전해온 화계사는 특히 흥선대원군의 원찰이라 불릴 정도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현대 들어 숭산행원 스님이 1960년 중반부터 조실로서 외국인 제자를 양성하면서 한국불교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외에도 이 코스에는 신라 말엽의 고승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선사,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울 근교를 대표하는 4대 명찰로 꼽히는 진관사, 만해스님의 상좌였던 춘성스님이 주지를 지내는 등 주로 선사들이 많이 찾는 참선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망월사 등 한국전통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사찰들이 많다.

■ 서울둘레길은…

스탬프 찍으며 역사·문화현장 감상

서울둘레길은 모두 8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1코스는 노원구와 도봉구에 속한다. 18.6km의 길이 늘어서 있으며, 6시간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수락산과 불암산을 통과하는 노선으로, 도봉산역을 시작으로 서울 창포원~덕릉고개~넓은마당~경수사~성관사~넓적바위~학도암~태릉~화랑대역으로 이어진다.

제2 용마산 코스(12.6km, 5시간10분)는 화랑대역에서 묵동천·망우산·용마산·아차산을 거쳐 광나루역으로 연결된다. 산 능선을 따라 산책하는 코스로, 전망이 가장 뛰어나며 아차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모습이 일품이다. 또 애국지사와 유명인사가 잠들어 있는 망우묘지공원과 아차산 보루 등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하다.

제3 고덕·일자산 코스(26.1km, 9시간)는 광나루역에서 한강·고덕산·일자산·성내천·탄천을 지나 수서역으로 연결된다. 강길, 숲길, 하천길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코스로, 가장 완만해 누구나 편하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제4 대모·우면산 코스(17.9km, 8시간)는 수서역에서 대모산·구룡산·양재시민의숲·우면산을 지나 사당역으로 연결된다. 대모·우면산의 울창한 숲을 트레킹하며 삼림욕을 즐기고, 코스 내 윤봉길의사기념관, 대성사 등이 있다.

제5 관악산 코스(12.7km, 5시간 50분)는 사당역에서 관악산·삼성산을 지나 석수역으로 연결된다. 서울의 대표적 명산인 관악산을 지나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낙성대, 사찰 등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고, 서울대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제6 안양천 코스(18km, 4시간30분)는 석수역에서 안양천·한강을 지나 가양역으로 연결된다. 안양천을 따라 계절별 다양하게 변하는 하천의 모습이 아름다우며, 안양천 제방의 벚꽃길이 유명하다.

제7 봉산·앵봉산코스(16.6km, 6시간 10분)는 가양역에서 월드컵공원·불광천·봉산·앵봉산을 지나 구파발역으로 연결된다. 주로 산 능선의 숲길을 따라 조성된다. 산 능선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 월드컵공원(노을공원, 하늘공원), 월드컵경기장, 불광천, 봉수대 등 코스 내 매력적인 볼거리가 다양하다.

제8 북한산코스(34.5km, 17시간)는 구파발역에서 북한산·도봉산을 지나 도봉산역으로 연결된다. 북한산자락을 따라 북한산과 서울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4·19국립묘지, 이준열사 등 독립유공자 묘역, 연산군묘 등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다.

서울둘레길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는 스탬프를 찍는 것이다. 각 코스별로 스탬프를 찍는 곳이 있어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각 스탬프는 주변경관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울시는 스탬프북과 안내지도를 주요시설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다.

[불교신문3062호/2014년11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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