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선원수좌회, 긴급대책회의 열고 입장문 발표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원각, 정찬스님)가 현재 종단 내에서 빚어지고 있는 문제들이 수좌들의 정진부족에 있음을 통감하고 참회했다.

선원수좌회는 지난 26일 덕숭총림 수덕사 능인선원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송담스님 탈종선언과 법인관리법으로 비롯된 선학원과의 관계 및 승풍실추 사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선원수좌회 대표 원각스님, 정찬스님, 의장 철산스님, 선원수좌복지회 이사장 의정스님, 월암스님, 신룡스님, 법웅스님 등 50 여명이 참석했다. 수좌 스님들은 6시간 이상 마라톤 회의를 통해 종단의 현실을 타개할 방안을 모색했다.

회의에서 일부 수좌 스님들은 “종단 현안의 중심에 조계종 총무원이 있다”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나 “잘못의 경중은 있지만 결국 우리가 수행을 못한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수좌 스님들은 종단의 현 상황에 대해 참회하고 정진하겠다는 입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입장문에서 스님들은 “지금 조계종의 모든 사태는 청정수행가풍의 부재에서 비롯됐다”고 참회하며 “종지 종풍의 훼손으로부터 촉발된 송담스님의 탈종사태와 법인관리법으로 비롯된 선학원과의 문제조차도 수행정진의 부재로부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의 전 종도는 종지종풍에 입각하여 수행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며 “전국선원수좌회 봉암사 회의에서 결의된 10대 강령을 중점으로 한 선원청규를 실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수좌회는 이날 법인관리법을 두고 빚어진 종단과 선학원간 갈등해결을 위해 지난 8월 구성한 선학원 특별위원회를 확대했다. 법인관리법이 공포되면, 미등록법인 소속 사찰에서의 결제가 어려워지고, 미등록법인 소속 스님과 도제가 선방에 입방이 제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선원수좌회 사무처장 인선스님은 “최근 잇따른 종단 내 문제들에 대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해 수좌 스님들이 동안거 결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며 “오늘날 종단의 제반문제가 어디서 비롯됐나를 고민하다보니 내려진 결론이 수행근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조계종과 선학원의 문제 역시 세속적 관점이 아닌 수행정신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며 “오늘날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10대 강령을 실천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행의 근본으로 살아간다면 많은 문제들이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긴급대책회의장에는 일부 수좌 스님의 요청으로 불교계 인터넷 매체 한 곳과 팟캐스트 ‘전국구’ 진행자인 정봉주, 이재화 변호사와 전 중앙종회의원 도정스님, 김영국 씨가 방문했다. 한 수좌 스님이 ‘전국구’로부터 종단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자는 안건을 발의했으나 부결돼, 전국구팀은 발언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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