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양학연구원, '학술연찬회' 개최

불교경전 한글화 작업을 통해 호남불교를 일으켰던 현공 윤주일 거사(1895~1969)를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동양학연구원(원장 이동호)22현공묵암 선사의 경륜과 사상이란 주제로 3차 학술연찬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연찬회에서는 이동호 한국동양학연구원장과 김경집 진각대 교수, 오광익 시인, 이병욱 고려대 강사, 양은용 한일문화연구원장이 나선 가운데 현공의 제자인 전주 정혜사 주지 지섭스님과 전주 관음사 주지 법기스님 등이 참석했다.

연구발표에 앞서 이동호 원장은 현공의 불교사상은 대중 불교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특히 호남의 거사불교운동은 그의 영향 아래 성립됐다면서 그의 가르침은 저술과 강연을 통해 승속은 물론 남녀노소, 선악, 귀천을 망라하여 불교이해를 넓히는 특징을 보인다고 밝혔다.

첫 번째 연구발표에 나선 김경집 진각대 교수는 유점사 평양포교당과 현공묵암선사라는 논문에서 현공은 1918년 평양포교당에서 활동한 이후 1947년 영명사에서 반야심경 강설 후 남쪽으로 내려왔다“20대의 청년에서 50대 장년까지 30여년을 보내며 가장 활발히 활동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존하는 평양활동에 대한 기록은 설법집에 있는 내용과 자필이력에 전하는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오광익 시인은 현공묵암 선사의 행찬이라는 연구발표에서 현공의 행장을 10수로 표현하면서 현공은 사상에서나 행동에서나 보기 드문 선각자로 살았다면서 금강산 유점사에서 용맹정진한 것은 그의 바른 수행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병욱 고려대 강사는 현공 윤주일의 정토관과 염불관에서 그의 염불관은 보현보살의 10가지 큰 원과 관세음보살이 널리 활동하는 것을 설명하는 10가지 보()를 염송하는 것이라며 이는 그가 불교의 대중화와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이론적 근거가 되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양은용 한일문화연구원장은 현공묵암선사의 대중불교사상-대중불교 입교문답을 중심으로라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대중불교 입교문답은 현공이 1947년 평양에서 남하해 최초로 집필한 저술이다.

양 원장은 반야심경 강의가 불교교리의 구체적인 체계로 전문 수양인을 위한 것이라면 입교문답은 현대사회에서 불교의 활성화를 꾀한 대중 불교운동의 실천지침서라는 성격을 띤다면서 여기에는 대중이 상용하는 용어와 불교 이미지, 교리내용,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 등을 문답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공 윤주일 거사는 강진 출신으로 1916년 서울 대각사에서 용성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1918년 금강산 유점사에 들어가 2년간 용맹정진을 했다. 이후 1946년까지 30여년 평양에서 항일운동과 불교 대중화에 힘썼으며 한국 최초의 포교단체인 평양불교청년회를 창립하고 평양포교당을 설립하기도 했다.

1931년에는 정신박약아 시설인 평양 자생원과 상수리 고아원을 세웠다. 불우학생과 문맹퇴치를 위해 인정도서관과 장학회관, 백선행 기념관, 명성학교 설립과 조선일보 평양지사장을 역임했다. 해방 후에는 불교경전 번역과 강의에 힘썼으며 반야심경을 한글로 번역했고 이에 대한 해설서를 내기도 했다.

1952년부터는 광주에 머물며 호남불교 중흥에 혼신했다. 그는 광주 동광사에 광주불교선우회(禪友會)를 창립, 상임법사로 14년간 경율론 삼장을 강의하고 좌선을 지도했다. 전남대에서 8년간 불교철학을 강의하고, 포교 관련한 다양한 교재를 편찬했으며 이 시기에 원고지 8000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불교대성전을 완간했다. 1965년에는 광주 관음사에서 광주불교학생회와 불교 보문회, 광주불교신도회의 상임법사로 활동했으며 2년 뒤 전주 승암사로 거처를 옮겨 강원을 개설해 후학양성에 매진했다.

이후 1969년 전주 불교중앙포교당에서 열린 화엄경강설 특별법회의 법문은 현공이 대중에 전한 생전 마지막 법음이 됐고, 그해 음력 1112일 전주 중노송동 노송정사에서 그는 제자들과 함께 입정에 든 상태에서 좌탈입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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