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스님, 무상 무주사상으로 ‘금강경 선관’ 조명

부처님의 공(空)사상을 다룬 <금강경>은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자 일반에도 널리 알려진 경전이다. 이 경전은 구마라집이 처음 한역한 이래 교학자와 선 수행자들의 실천수행의 근간이 되고 있다. <금강경>은 공사상을 대표하는 경전이지만 그 속에 ‘공’이라는 말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금강경>의 무상(無相), 무주(無住), 무아(無我)사상으로 공의 실천적 측면을 드러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정운스님은 한국선학회가 지난 14일 사단법인 우리는 선우 대법당에서 연 추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운스님은 ‘금강경의 선관(禪觀) 소고(小考)’를 주제로 한 발제문을 통해 “금강경의 선관은 공사상의 실천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에 따르면 <금강경>의 선관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은 ‘무상’이다. 선종의 소의경전으로 자리 잡게 된 것도 ‘무상의 최상승(最上乘)’ 법문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일체 중생을 제도할 것이라고 원을 세웠지만 자신이 제도했다는 관념(相)과 자신에 의해 제도됐다는 관념도 없기 때문에 제도된 사람 또한 없다”며 “관념을 여읜 상태(無相)가 곧 열반의 세계”라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무주 사상 또한 실천적 측면에서 ‘집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스님은 또 “금강경은 자아의 실체가 없다는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면 수승한 공덕을 얻는다 할 정도로 무아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스님은 “‘나’를 중심으로 집착하는 아상과 무아의 본질을 알면 진정한 보살이라고 설하고 있다”며 “겉으로 드러난 형상에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아 참다운 무아를 체득하라는 것이 금강경의 선사상”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한국선학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제7대 회장으로 신규탁 교수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이날 신 교수는 “한국불교 간화선의 위상이 높은 만큼 불교계와 학계가 상호 절차탁마하는 인연을 만들겠다”며 “재정 자립을 위한 방안으로 학회의 ‘협력기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2년간이다. 

[불교신문3060호/2014년11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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