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행도-부동-선혜

일정한 교육 마치면 승급

 

불교와 종단 위해 일하는

‘진성’ 불자 키우자는 것

10월25일 울산 백양사 행도품계 품수식.

신도품계란 마치 스님들에게 법계를 부여하는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신도교육과 신행의 정도에 따라 종단이 인증하는 자격을 부여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신도들로 하여금 사찰과 종단에 대한 소속감과 종도로서의 자긍심을 향상시키자는 취지다. 신도품계제도가 활성화되면 신도조직을 체계화할 수 있고 신도조직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동시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신도들이 사찰과 종단 운영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포교원의 판단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지난 2010년 신도법 개정으로 신도교육과 신행활동에 따른 품계제도를 마련했다. 품계제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도의 등급을 ‘발심(發心)’ ‘행도(行道)’ ‘부동(不動)’ ‘선혜(善慧)’ 등 4단계로 나누고 일정한 교육을 이수하면 승급시키는 것이 골간이다. 사찰 불교대학 등 기존의 신도교육과 연계하면서 품계제도는 차츰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무엇보다 인원수급이 원활하다. 먼저 품계제도의 첫 단계인 발심 품계는 종도로서 첫발을 내딛는 일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연평균 3만여 명의 신도가 종단 사찰에 등록해 오계를 받고 재적사찰을 정했다. 현재 발심 품계자는 2014년 10월까지 22만여명으로 집계됐다. 내년(2015년)까지 30만명을 모으겠다는 것이 포교원의 목표다. 다음 단계인 행도 품계는 12주의 신도기본교육을 이수하면 받을 수 있다. 현재 전국 300여 곳의 사찰에서 종단 인증 기본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2013년 한해에만 8936명의 기본교육이수자를 배출했다. 포교원은 신도기본교육 이수자 연중 1만명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 품계자는 신도전문교육기관(1년 혹은 2년 과정) 곧 불교대학 수료생을 가리킨다. 연평균 4500명이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있다. 전문교육기관을 졸업해야만 포교사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포교사고시가 신도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부동 품계자는 고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최고 등급인 선혜 품계 품수자는 아직 없다. 단, 2013년 12월 개설한 신도지도자교육 과정에서 36명의 이수자를 배출한 상태다. 아울러 선혜 품계를 품수할 만한 자격을 갖춘 인사들을 각 교구 본말사 주지 스님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조만간 종단 최초로 선혜품계 품수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주지 스님들의 호응과 신도들의 참여를 얻어낼 경우 원만하게 정착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신도품계제도의 지향점은 종단의 수많은 불자들을 종도화하고 교육을 통해 핵심신도로 양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불교와 종단을 위해 일할 사람, 이른바 ‘진성’ 신도를 키우자는 것이다. 이면에는 불자로서 오랫동안 소양을 쌓고 자비를 실천한 신도들을 예우해주면서, 신도관리에도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하자는 취지가 내포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교육과 신행에 기반한 단계별 신도조직체계를 구축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기본적인 종책 사업이다. 신도의 조직화를 완성하고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초작업인 만큼 스님과 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불교신문3059호/2014년11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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