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의장 성문스님

 

“총무원장선거권 확대

바람직하지 않아

다양한 의견 수렴해

신중하게 개선할 것”

중앙종회 제16대 전반기 의장 성문스님은 “출발이 쉽지 않았다”며 종회의원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는 가운데 대화와 타협을 원칙으로 표결 직전까지 합의를 이끌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신재호 기자

“중앙종회 의원들이 활발한 종책토론을 할 수 있도록 외호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입니다. 더불어 종책모임들이 소통을 통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도 주요 소임인 만큼 앞으로 임기 동안 종단을 튼튼하게 하는 중앙종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1일 열린 조계종 중앙종회 제200회 정기회에서 제16대 중앙종회의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된 성문스님. 앞으로 2년간 16대 전반기 중앙종회를 이끌 스님은 지난 12일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운영방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성문스님은 먼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예전보다 의원 스님들이 종헌ㆍ종법에 밝아졌고 세련되어진 것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표현이 거칠어지는 등 스스로 품격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16대 중앙종회 개원 첫날 임시의장으로 선출된 영담스님과 의장후보로 추천된 명진스님의 신상발언에 대해 운을 뗐다. 성문스님은 “16대 종회 출발이 쉽지 않았다”면서 “영담스님의 발언을 듣고 종책모임별로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됐고, 그런 부분이 개원 첫날 표출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개원 전날 삼화도량에 후원금을 건넸다는 명진스님의 발언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종회의원은 무보수명예직인 만큼 내 상좌가 생각하기에 종책모임에 연구지원비가 조금씩 필요하지 않겠냐 해서 준비한 것 같다. 물론 나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면서 “경선을 하게 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일부 관행적으로 해왔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 부분이 안 좋게 비춰졌는데, 앞으로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향후 중앙종회 운영원칙과 관련해 성문스님은 “종회가 설치된 근본정신을 살릴 것”이라며 “앞으로 종헌ㆍ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종회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한 가운데 대화와 타협을 원칙으로 표결 직전까지 합의를 이끌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대에 이어 16대 중앙종회에서 논의될 총무원장 선거직선제,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 비구니 호계위원 진출 등 종헌ㆍ종법개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성문스님은 “개인적으로 총무원장 선거권이 현행보다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의 구조 속에서 직선제를 한다면 선거분위기도 더 나빠져 종단이 분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만 총무원장 스님의 공약도 있고 종도들의 기대도 있는만큼 원로회의와 집행부, 교구 본ㆍ말사 등 각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종회에서 신중하게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학원 사태를 보면서 아직도 종단이 법인관리법으로 해당 법인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인식이 남아있어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 집행부와 함께 선학원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5대 중앙종회에서 부결된 비구니 호계위원 진출 종헌개정안에 대해서도 “개정안 자체에 대해 큰 이견이 없고 절차상 미비로 인해 원로회의에서 인준이 부결된 만큼 16대 종회에서 충분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1994년 종단개혁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성문스님은 “최고의 성과를 꼽는다면 종헌 9조 3항을 설치해 사설사암을 종단에 등록하게 한 점”이라며 “반면 과거에 비해 세속화가 많이 됐고 분열이 심화된 부분은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1994년 징계자 사면복권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대승적 차원에서 고민이 많았고, 어떤 형태든 종단이 이에 대해 부담을 안고갈 일이 아니다”라며 “절차에 대해선 신중해야겠지만 머리를 맞대면 쉽게 풀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종회 내 여야, 계파라는 표현을 자주하는데 상당히 거북스럽다”는 스님은 “종책모임 구성원의 숫자와 상관없이 누가 ‘바른 법’에 의해 ‘바른 안목’으로 종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도 중요하지만 집행부 중점과제인 중앙ㆍ교구본사 균형발전, 승려노후복지, 총본산성역화사업에 대해서도 종회에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파계사에서 고송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성문스님은 1970년 일우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1974년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중앙승가대를 졸업한 스님은 팔공총림 동화사, 서울 봉은사 주지, 안양 염불사, 제10~12대 중앙종회의원을 역임하고 현재 대구 용연사 회주를 맡고 있다.

[불교신문3059호/2014년11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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