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실참 및 강연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열린 수불스님의 간화선 실참및 강연회 모습. 대부분 프랑스인들이다.
프랑스에서 한국불교 간화선 실참 및 강연회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이 프랑스 국립기메동양 박물관에서 3일간 ‘간화선 실참 및 강연회’를 갖고 한국불교 수행의 진수를 전한 후 11월7일 귀국했다.

‘21세기 선(禪)을 가르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서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간화선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수행의 길에 들어설 때는 좋은 스승이 필요하다”면서 “때로는 까다롭지만 좋은 스승은 올바른 가르침을 주기 위해 많은 시험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수불스님은 “스스로를 밝히는 자기시간을 얼마나 갖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끝까지 흔들림 없이 정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간화선 실참및 강연회 포스터.
한국 스님이 프랑스 국립 기관에서 간화선을 직접 소개하고 수행을 지도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매일 프랑스인 80여 명과 한국교민 20여 명이 참석하는 호응 속에 진행됐다. 10월29일부터 3일간 이어진 간화선 실참및 강연에 동참한 인원은 300여명을 넘는다. 이번 간화선 실참 및 강연은 공간이 제한돼 신청을 미리 받았는데, 한 달 전에 마감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간화선을 처음 접한 프랑스인들은 수불스님에게 구체적인 수행방법 등을 질문했다. 한 프랑스인은 “화두를 받고 참구하는 과정에서 ‘답을 모르겠다’는 스님 말씀에 갑자기 빠져 들어가며 집중되는 경험을 했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수불스님의 간화선 실참과 강연의 통역은 야닉 부루느통 파리7대학 한국어과 교수가 담당했다.

간화선 실참이 진행된 국립 기메동양박물관 강의실에는 5미터 높이의 괘불을 장엄해 한국불교문화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전했다. 이 탱화는 전통 문화재 수리와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도화원’ 소속 장인(匠人)들이 만들었다. 또한 이 기간에 기메 박물관에서는 프랑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단청 문양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도는 도화원의 구본능씨가 맡아 한국문화를 전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왼쪽에서세번째)이 유네스코 본부에서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왼쪽에서 두번째)을 만나 국제구호활동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1889년 설립된 기메동양박물관은 창설자 에밀 기메씨의 정신을 이어받아 그동안 아시아의 불교 문화를 알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유서 깊은 박물관이다. 그동안 중국, 일본, 인도의 문화와 불교를 소개한 적은 있지만, 한국 불교와 간화선을 알린 것은 초유의 일이다.

한편 프랑스를 방문한 수불스님은 파리 유네스코 본부를 방문해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을 만나 아프리카 개발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2012년부터 유네스코 아프리카 사업에 기여한 안국선원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수불스님은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 유네스코 도움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면서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상진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대사와 이혜민 주프랑스 대사도 만나 한국불교의 국제구호활동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

11월1일 파리 길상사에 열린 초청법회에 참석한 수불스님이 참석 대중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밖에도 수불스님은 11월1일 파리 길상사(주지 혜원스님)를 방문해 법문을 하는 등 현지 교민들을 격려했다.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수불스님은 불교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불교 간화선을 처음 접한 프랑스인들이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진지하게 수행에 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한국의 경계를 넘어 유럽 및 서양인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불스님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간화선 수행을 알리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법인 간화선을 프랑스 현지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직접 전달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이 갖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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