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

보운스님 국역/ 혜안

인도 부파불교의 하나인 설일체유부가 완성한 비구니 율장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역됐다. 제2교구본사 용주사 성보박물관장 보운스님은 최근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苾芻尼毘奈耶)>를 우리말로 완역했다. 여기서 ‘필추니’는 ‘비구니’를 뜻한다.

설일체유부는 부처님 입멸 300년 후, 인도에서 부파불교가 발전하면서 성립된 부파로, 20부 부파불교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특히 설일체유부의 대표적인 논서인 <대비바사론> <발지론> <육지론> 등은 대승불교 유식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율장인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는 당나라 의정스님에 의해 한역돼 중국에 전래됐다.

인도로 구법길에 올랐던 의정스님은 당시 인도불교의 중심이었던 나란다사에 머물며 유부율 200여 권을 얻어 장안으로 돌아왔다. 이 가운데 <근본설일체유부필추니비나야>는 스님이 710년 경룡(景龍)에서 한역한 것으로, 비구니 스님의 수행과 일상생활에서 행동하는 위의에 대해 밝힌 율장이다.

180부로 이뤄진 이 율장에는 대승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보살, 자리이타가 등장하고, 밀교적 요소를 첨가한 다라니 외에 <본생담> <비유담> 등에 대한 교의적 설명을 하는 등 <사분율>이나 <십송률>과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지금까지 전해지는 율장 가운데 독립적으로 완전히 갖춰진 비구니 율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책에는 설일체유부의 비구니가 수지하는 바라제목차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8바라시가법(波羅市迦法), 20승가벌시사법(僧家伐尸沙法), 33니살기바일저가법(泥薩祈波逸底迦法), 180바일저가법(波逸底迦法), 11바라저제사니법(波羅底提舍泥法), 99중학법 (衆學法), 7멸쟁법 등 358항의 조목을 주석하고 있다.

역자인 보운스님은 중앙승가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불교학과 계율학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스님은 “이 책이 남은 율장 번역의 지침서가 돼 앞으로 더 발전된 번역서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신문3058호/2014년11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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