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수행 체험수기

모함하고 함부로 대하던

직원도 더 이상 그러지 않고

 

고민을 상담해오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불교에 대해 묻기도 하고

가정사를 의논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시골에 내려가 아버지 산소에 벌초를 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여주 신륵사에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신륵사 입구에 불교용품 매점이 있어서 들어갔다가, <금강경> 해설책이 보여서 한 권을 사고, 금강경 독경 CD와 천수경 CD를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차에서 금강경을 들으며 올라오는데, 자꾸 눈두덩이가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금강경> 제16분 ‘능정업장분’의 내용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經)을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하여도 경천한 대우를 받으면 이 사람은 선세의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질 것인데, 금세에 사람으로 나서 경천한 대접을 받는 것으로서, 선세의 죄업이 소멸되고,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된다’는 구절에서 눈물이 났더랬습니다.

어릴 적 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늘 따돌림을 받고, 또래들에게 집단적으로 놀림 받고, 두드려 맞고 그렇게 자라다보니 늘 사람이 없는 외진 곳을 찾게 되고, 사람을 피하게 되고, 나 같은 건 살아봐야 희망도 없는 인생이란 생각도 했었습니다. 지난해 직장에서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하고, 하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하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음해와 모함을 많이 받았습니다. “내가 왜 이 나이가 되어서까지 사람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야하나? 아마도 전생에 지은 죄가 많기도 했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의욕도 없는 직장생활이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던 차에 무언가 집중할 만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한문 공부나 해봐야지 하면서 <금강경>을 펴게 되었습니다. 한자 한자 써내려가면서 매일 조금씩 외워나갔습니다. 3개월쯤 되어서 금강경 전체를 안보고 다 쓸 수 있고, 외울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혼자 매일 중얼거리면서 일하는 저를 이상하게 보았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에게 고민을 상담해오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불교에 대해 묻기도 하고, 가정사를 의논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를 모함하고 함부로 대하던 직원도 더 이상 그러지 않았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의 내 처지와는 너무 다른 상황에 이것이 금강경 공부의 공덕인가 싶었습니다.

언제나 한 가지 근심이 지나가면 새로운 근심이 찾아오지만 그것이 실제로 없다는 것을 배웠고, 일체의 상(相)을 떠나 선법을 닦으면 무상정등정각을 얻는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그저 가르침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이것이 제가 배운 금강경의 대강입니다. 하루하루 고마운 일상이고, 환희의 날들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혼자 있어 금강경을 외우고 쓸 수 있는 시간이 오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서 금강경을 쓰는 손이 떨립니다. 이런 혼자만의 기쁨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들이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금강경을 통하여 얻은 나의 이런 행복을 다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 이 글은 지난 10월 18일 서울 금강선원과 불교신문 등이 공동주최한 제4회 전국 금강경강송대회 수행체험수기 부문 우수상 수상작 2편 가운데 1편입니다.

 

 

[불교신문3055호/2014년11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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