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부 징발…창경궁에 방치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에 의해 징발돼 창경궁으로 옮겨진 ‘고려시대 오층석탑’을 사찰로 다시 모시자는 운동이 펼쳐진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학스님)는 24일 법왕루에서 ‘성보지킴이 발원 및 창경궁 소재 고려석탑 이운 기원법회’를 봉행한다. <10월21일 현재>

고려 중엽 조성된 창경궁 오층석탑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창경궁 훼손과 때를 맞춰 사찰에서 징발된 뒤 조선왕궁인 창경궁에 이름은 물론 원소장처 등 관련 기록도 없이 100년 남짓 방치돼 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3년 4월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의 문제제기에 대해 “조사가 완료(2013년 11월)되면 적정장소를 협의해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이전계획이 진전되진 못했다.

봉은사는 고려시대 제작된 ‘보물 제321호 지정사년재명고려청동루은향로’와 더불어 창경궁 소재 오층석탑을 봉안함으로써 수백만 국내외 참배객들에게 성보지킴이로서의 위상을 높이겠다며 이운을 요청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16일 공문을 통해 원소장처가 아님을 이유로 들어 이전 거부의사를 밝혔다.

봉은사는 오는 2015년 5월2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고려석탑을 이운해 오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뒤 주지 원학스님을 추진위원장으로 한 ‘창경궁 소재 고려석탑 이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봉은사는 24일 윤9월 초하루법회에 이어 봉행하는 기원법회를 통해 성보지킴이를 발원하고 창경궁 고려석탑 이운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원학스님은 “오층석탑의 소장 적정 장소로 천년고찰이자 서울의 대표 가람인 봉은사로 봉안하는 게 봉은사 대중들의 결의인 만큼 오층석탑이 여법한 부처님도량으로 다시 모셔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052호/2014년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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