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교수 중앙승가대 대학원 세미나서 주장

남방 상좌부 전승의 니까야를 아무런 반성적 성찰 없이 ‘부처님 직설’과 동일시하는 연구방식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부처님 원음을 찾기 위해서는 남북 양전의 상호비교를 통한 해석학적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준호 부산대 교수<사진>는 중앙승가대대학원이 지난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교수는 ‘아가마 발굴을 위한 남북 양전의 비교ㆍ대조 방법’이란 발제문을 통해 “남방 상좌부에서 전승해온 5니까야가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는 매우 높지만 ‘과연 그 자체가 부처님의 직설인가’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가마(Agama)는 ‘전해 내려오는 거룩한 가르침’이란 뜻이다. 한역대장경의 아함(阿含)은 아가마의 소리를 옮긴 말이다. 아함경은 부처님과 제자들 간의 대화를 담은 경전으로,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르침을 가장 많이 들은 아난다가 기억한 붓다의 육성을 500장로들이 합송하는 형식으로 기록한 불교 최초의 경전이다.

북방 4아함 남방 5니까야

초기시대 문헌이라기보다

후대 부파 불교 시대까지

끊임없이 재구성된 문헌

현재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전승된 북전(北傳)의 네 가지 경(4아함)과 스리랑카와 미얀마 등에 전승된 팔리어로 된 남전(南傳)의 5가지 니까야로 남아 있다.

김 교수는 니까야가 부파에 의해 편집된 경전이라는 의미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니까야는 부처님 당대 쓰이던 언어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고 부처님 원음을 논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엄밀히 말하면 부처님 직설이 아니라 이미 부파불교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동시에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따라서 현존 5니까야는 ‘부처님 원음에 가장 가까운 아가마’이면서 동시에 ‘부파에 의해 편집된 아가마’라고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니까야를 아무런 반성적 성찰 없이 ‘아가마’와 동일시하는 연구자들의 태도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북전의 아함경이 번역물이라는 근본적 한계는 지니고 있지만, 남전과 달리 초기불교의 특정 교설이나 수행법에 대한 여러 부파의 설명 또는 해석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텍스트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남북 양전의 서술양상에서 서로 불일치되는 내용을 살피는 것은 초기불교 연구의 핵심적 문제를 푸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평자로 나선 황순일 동국대 교수는 “불교학 방법론으로 붓다의 본래적 가르침을 찾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기독교 성경해석학의 방식으로 불교경전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서구 학자들은 기존 불교문헌들을 후대 사람들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보고 본래적인 붓다의 말씀을 추려 보겠다는 것이 불교의 학문적 연구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불교는 붓다에 의해 시작됐지만 후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함께 다듬어지고 발전된 역사적 산물”이라며 “경전들 사이의 비교연구는 본래적인 내용을 찾아 거꾸로 올라가기보다 후대 발전된 부분을 찾아서 역사를 따라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신문3052호/2014년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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