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자라는 바다

한국불교아동문학회 엮음 / 대양미디어

‘어여쁜 까까머리 맑고 환한 웃음 달고/ 부처님 가르침을 주저리 외고 앉아/ 날마다 얻은 시공을 깨우치며 놀더라.’ 시조시인이자 김해 삼성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이동배씨의 동시 ‘꼬마 스님’ 전문이다.

천진동자승을 시로 형상화한 이 시인은 ‘…살짝궁 눈 비비는 아롱다롱 어린 스님…’이라고 노래한 ‘봄날의 어린 스님’도 선보였다. 1982년에 창립된 불교아동문학회는 지난 2004년 입적한 석주스님이 마련한 기금으로 지금까지 30회에 걸쳐 공모전과 백일장을 열었다.


무모한 남자

허광봉 지음 / 리토피아

‘원통사 대웅전 마당엔/ 연등 그림자 하늘을 날고 있다.’ 허광봉 시인의 시 ‘사월초파일’ 전문이다. 50대 나이로 등단한 이 시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 전체가 전부 두줄짝리 2행 시집인 탓도 있지만 일상생활을 풀어내 공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생의 진실을 본 중년 사내의 체념과 서늘한 우기가 단 두줄에 실려 있다. 시 ‘낮술’은 회사에 있어야 할 시간에 변두리 어느 주점에서 술잔을 앞에 놓아본 이라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시어다. ‘회사야/ 니가 이리 오든가.’


하늘과 땅의 그대

류종민 지음 / 연인M&B

시인은 “세상에 가장 보잘것없는 것이 가장 존귀한 것으로 변하는 것. 이것이 시인의 연금술”이라고 말한다. 또 “죽은 자를 살리고 썩은 것을 재생시키며 저무는 세상을 새로이 건립한다”고 한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과 중앙대 예술대학장을 역임한 시인은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 ‘휴휴암에서’ 일부다. ‘…한 생이 한 방울 포말로 부서지건만 소리를 보는 보살은 공중에 뛰어오른 물방울에서 억만 겁 바다의 한 생을 본다.’


백악기 붉은 기침

김민정 지음 / 고요아침

불자시인 김민정 시조작가가 ‘시원(始原)의 시간으로 통하는 길 위의 시’라는 문단의 평을 받은 시집 을 출간했다. 문학평론가 황치복 교수는 “정갈하고 청정한 시적 태도 속에 우아한 아름다움을 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에서 출생한 시인은 철도공무원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철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준다. 시인에게 기찻길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가능케 하는 타임머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 시를 음미하다보면 아름다운 시간여행에 동행하는 듯한 느낌이다.

[불교신문3052호/2014년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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