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의료원 불교의학연구소는 지난 10월24일 병원 4층 법계당에서 개소식 및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연구소장 정인원 동국대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인사말을 하는 장면.
경전에서는 부처님을 대의왕(大醫王)이라 칭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환자 증상에 따라 약을 처방한다는 뜻에서 응병여약에 비유할 만큼 불교와 의학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불교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 비롯된 질병을 근본적인 고통 가운데 하나로 보고 마음의 병을 해결하기 위해 부처님처럼 사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을 현대의학과 접목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려는 전문 연구단체가 발족했다. 동국대 의료원 불교의학연구소(소장 정인원, 동국대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 10월24일 병원 4층 법계당에서 개소식 및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연구원은 서양의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만성질환이나 정신건강 문제 등에 대한 해결점을 불교수행에서 찾고, 명확한 학술적 근거를 마련해 향후 현대의학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불교 수행이 과학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국내외 몇몇 학자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의학계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연구소를 꾸린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이미 서구 학자들을 중심으로 티베트 불교 수행이나 남방불교의 위빠사나 혹은 명상이 정신치료에 효과적임을 증명한 논문들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간화선이 과연 우리 몸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의학적 접근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소는 앞으로 스님이나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간화선 수행 전후의 몸 상태를 측정해 간화선 수행의 독창적인 우수성을 밝혀내는데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또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형 치유프로그램이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이같은 과제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조계종 병원전법단과 MOU를 맺어 긴밀한 협력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한편, 국내외 연구기금 공모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소에는 정인원 소장을 비롯해 성낙진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구병수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김도연 혈액종양내과 교수, 신성준 신장내과 부교수, 이남영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 김세현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 등 1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산하에 운영ㆍ자문위원회, 학술부, 연구부, 교육부, 지원부 등을 두고 있다. 앞으로 의학계 뿐 아니라 응용불교학, 경전 연구자 등 관련 분야 학자들의 참여도 꾸준히 늘려 ‘불교의학’이라는 학문적 위치를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정인원 소장은 “불교수행이 우리 몸과 마음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대체로 경전중심의 해석이나 경험적인 부분으로 이야기 해왔지만 현대의학적인 해석은 거의 없다”며 “생물학적인 연구와 의학적 해석을 추가하는 등 좀 더 발전된 불교의학의 모델을 만들고 ‘동국 불교의학’이라는 학술 브랜드도 만들어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난치성 문제들에 대해 불교 치유법을 접목함으로써 혁신적인 치료 이론과 기술을 개발한다면 보다 인간적인 삶을 누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소식 이후 찍은 기념사진.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