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 초청 ‘차드 맹 탄’ 특강

‘명상수행’이란…

마음을 위한 운동

 

온 마음 담아 숨쉬면

현재에 충실하게 돼

 

문제분석능력 친화력

착한 심성이 ‘구글다움’ 

 

포교원장 지원스님(왼쪽)이 차드 맹 탄에게 발우공양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기업 ‘구글(Google)’의 엔지니어이자 명상가로 유명한 차드 맹 탄(Chade Meng Tan, 43·사진)이 조계종 포교원(원장 지원스님)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11~12일 양주 육지장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차드 맹 탄은 한국불교를 체험하고 명상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명상이란 마음을 위한 운동”이라며 쉽고 간편한 일상 속 명상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차드 맹 탄은 베스트셀러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의 저자로서 세계각지를 돌며 불교수행을 전파하고 있다. 특히 달라이라마와 아시아 국가의 선승과의 만남을 통해 개발한 명상 기법으로 구글을 비롯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을 가르쳐 주목받았다.

그의 독자적인 명상기법은 사마타와 위빠사나, 자비관 등 남방불교의 전통수행법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차드 맹 탄은 11일 육지장사에서 열린 특강에서 “명상수행이란 잡다한 생각을 내려놓아 마음을 안정시키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생활 속에서 꾸준히 반복하면 엄청난 삶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안한 수행법은 독특하고 간단했다. “하루에 한 호흡만이라도 집중하라”며 숨을 길게 들이마시고 내쉴 것을 권했다. “호흡에 집중하면 자동적으로 숨이 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긴 숨이 척추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 수가 낮아진 결과다”다. 무엇보다 “호흡에 집중하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하루에 한번씩만이라도 온 마음을 담아 숨을 쉰다면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10초 동안 배가 닻을 내리듯이 마음을 내려놓는다거나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들꽃에 나비가 날아와 살짝 내려앉는 상상, “나는 아무 일도 할 필요가 없다”고 외는 진언 등을 소개하며 정신적 휴식을 도우는 동시에 명상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것을 주문했다.

육지장사에서 참선을 체험하고 있는 차드 맹 탄

궁극적으로 “명상을 하고 있다는 생각조차 버리고 그냥 쉬는 게 중요하다”며 “이는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심오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현재로 되돌려놓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숙달이 되면 이같은 방법만으로도 선정(禪定)에 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애명상에 대해서도 방점을 찍었다.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자비심과 기쁨이 충만하데 된다”며 “이러한 기운이 쌓이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게 되고 함께 일하고 싶어하며 결국 나를 세속적 성공으로 이끌게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차드 맹 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소감과 불교명상의 핵심 등에 관한 의견을 전했다. 템플스테이에서 발우공양을 체험한 그는 “달마가 동쪽으로 온 까닭을 알겠다. 음식이 맛있어서”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더불어 불교의 가장 큰 장점은 “교리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비전문가들이 과학적인 방법(수행)으로 행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불자들은 수행을 통해 자비와 지혜를 얻어 비불자들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육지장사를 참배하고 있는 포교원장 스님과 차드 맹 탄

또한 구글은 전 세계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한다는 꿈의 기업이다. 구글이 지향하는 인재상을 묻는 질문에 그는 세 가지를 꼽았다.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인지적 능력, 혼자서도 잘 하지만 다른 사람과도 일을 잘 할 수 있는 친화력, 그리고 ‘구글다움’이다. 구글다움이란 심성이 착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얼마나 공헌했느냐는 것이다.

한편 차드 맹 탄의 내한은 세계적인 명상의 트렌드를 읽고 불교명상의 대중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이번 초청행사는 템플스테이, 세미나, 명상포럼으로 나눠 진행됐다. 지난 15일 오후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선 구글의 사례를 통한 임직원 명상프로그램의 내용과 세계적인 명상 트렌드를 주제로 한 특강과 좌담회가 이어졌다. 이어 오후 5시30분에는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창의적 리더십과 명상’을 주제로 한 차드 맹 탄의 특강을 들을 수 있었다.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초청에 흔쾌히 응해준 차드 맹 탄에 감사를 표한다”며 “그의 방한을 계기로 불교명상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이 더욱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명상은 마술 아니라 훈련”

불교의 최대 매력은

효율성 과학성 심오함

 

명상은 매우 쉽고 간단해

‘가벼운’ 접근이 대중화 방법

 

육지장사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차드 맹 탄의 특강은 지난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계속됐다. ‘명상의 세계적 트렌드와 불교명상의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차드 맹 탄은 자신이 느낀 불교의 매력과 명상의 대중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개진했다.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의 초기 멤버인 차드 맹 탄은 싱가포르 출신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컴퓨터 석사과정을 공부하러 갔다가 구글에 스카우트됐다. 그가 불교에 감화된 때는 21살 무렵이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어느 비구니 스님의 말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경험을 했다.

그가 꼽은 불교의 장점은 고통을 다루는 데 능숙하고 효과적인 극복방법을 제시하는 효율성, 과학적으로 입증 가능한 동시에 개방적인 태도, 교리의 체계성과 영적 심오함 등이다.

“싱가포르에선 불교라면 노인들이 죽을 때가 되어서야 믿는 종교쯤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고리타분한 신앙이라고 여기기에 불자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하지만 미국에선 ‘멋지다’라고 말해줘 놀라웠다. 그들은 불교를 과학적이고 열려있는 종교라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불교와 과학을 비교하면서 불교가 틀렸다면 불교를 버리는 게 맞다고 할 정도였다. 달라이라마는 서구인들에게 록스타만큼의 인기를 누리는데, 이는 교리적 위대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차드 맹 탄의 특강이 열린 지난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

차드 맹 탄은 보기 드물게 명상으로 크게 성공한 인물이다. 명상에 기반한 구글의 리더십 프로그램 ‘내면 검색 프로그램(Search Inside Yourself)’의 개발자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 링크드인같은 기업에서 널리 운영되고 있으며 명상의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저서 ‘너의 내면을 검색해라’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리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명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람들이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듯, 명상도 마음을 위한 운동이란 관점에서 다가가고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상은 마술이나 신비가 아니라 운동이고 훈련이라는 말이 자못 크게 울렸다. “단 1분만이라도 호흡에 집중하는 게 명상의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불교신문3051호/2014년10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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