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삼화사 국행수륙대재 봉행

 

동해 삼화사가 국행수륙대재(國行水陸大齋)를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서 처음으로 설행(設行)하며 국민의 평안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했다.

두타산 삼화사국행수륙대재보존회(회장 효림스님)는 오늘(10월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동해 삼화사 적광전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국행수륙대재를 설행한다. 삼화사 국행수륙대재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건국과정에서 희생된 고려 공양왕 등 많은 영혼을 위무하고 친(親)고려 성향의 세력들을 포용해 백성들과 소통,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태조 4년에 설행한 것이 시초다.

쇄수결계의식에서 원명스님(전 삼화사 주지)이 수인으로 작법하는 모습.

특히 삼화사 수륙대재는 의례서인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天地冥陽水陸齋儀纂要)>(강원도 유형문화재 160호)에 의거해 상단과 중단, 하단 등 17개 단(壇)과 시련소와 방생소, 간경소 등 9개 소(所)를 설치한 뒤 3일동안 전통의례대로 설행된다. 수륙대재는 첫째 날인 오늘(10월17일) 오전9시 수륙도량에 괘불을 이운해 모시는 괘불이운(掛佛移運)을 시작으로 시련(侍輦)과 대령(待靈)), 법요식, 조전점안(造錢點眼), 쇄수결계(灑水結界), 사자단(使者壇)의식 등으로 이어졌다.

이어 둘째 날에는 오로단(五路壇)과 상단(上壇), 108헌다례(獻茶禮), 설법(說法), 중단(中壇) 등이, 셋째 날에는 방생(放生)과 하단(下壇), 금강경 독송, 봉송회향(奉送廻向)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설법은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법문을 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20일에는 임금의 명을 받아 삼화사 수륙도량에 향과 수륙재에 소요되는 물목을 내렸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향행사(香行使)’와 수륙재가 설행될 공간에 대한 경계를 정하고 경계를 따라 결계번(結界幡)으로 구역을 표시하는 ‘결계의식’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장을 열어가는 의례를 가졌다. 향행사는 중앙정부를 대신해 심규언 동해시장이 행향사가 돼 부처님께 향을 올리고 주지 효림스님이 축문을 올렸다.

삼화사국행수륙대재보존회장 효림스님은 법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조선이 건국되면서 처음으로 삼화사에서 봉행됐던 국행수륙대재가 근세에 잠시 명맥이 끊어졌다가 2001년 보존회를 결성하고 2004년 다시 설행하기 시작하며 우리 사회의 소통과 화합을 위한 수륙대재의 의미와 가치를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면서 “삼화사 수건법계무차보리도량에서 하늘과 땅, 죽은 자와 산자, 사성과 육범의 모든 법계중생이 무차평등으로 의례와 예능을 통해 환희에 찬 즐거움을 함께하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어우러지길 바란다”고 서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전 삼화사 주지)이 대독한 치사에서 “전통불교 문화축제인 삼화사 수륙재의 가장 큰 정신은 무차, 평등, 소통, 화합, 융합이라는 불교가 가진 중요한 정신문화와 일맥상통한다”면서 “수륙재의 의미와 가치를 계승, 발전시키고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새롭게 되살려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유산으로 가꿔 후손에 길이 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심규언 동해시장, 김혜숙 동해시의회 의장, 최종민 삼화사신도회장,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등도 축사와 봉행사 등을 통해 국행수륙대재 설행을 축하했다.

이와 더불어 삼화사국행수륙대재보존회와 한국불교민속학회(회장 홍윤식)는 지난 16일 삼화사 동해불교대학 교육관에서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의 전승양상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특히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의 문화콘텐츠 활용방안’을 주제로 발제한 이재수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삼화사 국행수륙대재를 브랜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2008년 북경올림픽 개막식에서 장이모우 감독은 중국이 세계문화의 중심지였던 당나라 시절의 문화를 호출한 것처럼 역대 올림픽에서는 각 나라의 문화를 전세계인에게 선보여왔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메가 이벤트는 삼화사 국행수륙대재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오대양 육대주의 모든 국가가 올림픽 정신으로 하나됨을 나타내는 오륜기의 상징적 브랜드는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의 오로단 의식과 맞닿아 있다”면서 “수륙재 설행의 목적 가운데 핵심인 소통과 통합의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로써 오로단을 설치하며 오로단의 단상에 줄을 늘이고 청, 홍, 백, 녹, 황 등 오방번기로 장엄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가 ‘수륙재의 의미와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한데 이어 ‘삼화사 국행수륙재의 설단과 장엄’ ‘삼화사 수륙재의 특성과 가치’ ‘수륙재와 민속의례의 상관성’ ‘수륙재의 발전적 계승을 위한 제언’ ‘삼화사 국행수륙재의 문화재 지정 이후의 과제’ ‘삼화사 국행수륙대재의 문화콘텐츠 활용방안’ ‘불교축제로서 삼화사 수륙재의 활성화 방안’ 등을 주제로 한 발제와 토론 등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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