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백담사서 학사 봉헌식 및 교과안거 입재식 봉행

 

조계종 기본선원 학사가 새롭게 마련돼 학인스님들이 한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기본선원은 오늘(10월8일) 오전 인제 백담사 무금선원에서 기본선원 학사 봉헌식 및 교과안거 입재식을 봉행했다. 

 

이번 큰 선방 개원으로 종단과 수좌스님들은 ‘통합된 교육장소의 부재’라는 오랜 숙제를 해결하게 됐다.

조계종 기본선원이란 출가해 행자교육을 마치고 사미 사미니계를 받은 학인스님들이 한국불교 전통인 간화선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다. 승가대학이나 중앙승가대 등 정식 스님이 되기 위해 4년간 교육을 받는 종단의 기본교육기관 가운데 한 곳이다. 본분납자를 양성하기 위한 종합 기본수행도량으로 수행기관의 필요성을 절감한 수좌스님들의 노력에 의해 태동했으며,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수행가풍을 진작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기본선원을 설립한지 20여 년이 다되도록 지정된 장소가 없어 그동안 학인스님들은 수행처를 옮겨다니며 정진했다.  해제철이면 1~2학년은 백담사에서, 3~4학년은 동화사에서 교과 안거를 지내는 등 이곳저곳에 흩어져 수행을 해왔다. 이번 신축 학사 개원으로  1학년부터 4학년 학인스님들 모두 이곳 백담사 무금선원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종립기본선원이 여법한 교육기관으로 그 면모를 일신할 수 있게 된 것은 설악 무산스님의 숨은 원력에 힘입은 바 크다.  백담사 경내에 150여평 규모의  기본선원 학사를 선사했다.  '검인당(劍刃堂)'이란 선방 당호도 직접 짓고 글씨도 스님이 썼다. 학인스님들은 무산스님의 원력 덕분에 4년 동안 백담사 신축 학사에서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 진제 종정예하에 이어 제2대 기본선원 조실로 추대된 무산스님은 백담사 무금선원과 신흥사 향성선원을 개원했으며, 기본선원 도량을 백담사로 일원화하는 등 선풍진작에 앞장서 왔다. 뿐만 아니라 학인 스님들이 온전히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본선원 조실 무산스님은 법문을 통해 생사를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출가임을 강조하며 일념으로 정진할 것을 당부했다.

무산스님은 "초심자가 공부를 지어감에 가장 요긴함이 집중과 지속"이라며 "마치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방울에 바위가 뚫리는 것은 한 곳에 집중적으로 떨어져야 하며 또 지속적으로 떨어져야 한다"며 "화두공부 역시 화두일념에 집중해야 하며 화두의심이 지속돼야 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무산스님은 "천억겁의 중생살이를 바꿔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느냐"며 "본래면목을 밝히기로 작심했으니 향상일로의 길로 나아가자"고 설했다.

교육원장 현응스님은 격려사에서 "무산스님께서는 설악산이 우리나라 초기 선종의 인재를 키워낸 모태와도 같은 곳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기본선원이 이곳 설악산 자락에 개원한 것은 선불교가 근원지를 찾아 회귀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깊은 산속의 옹달셈처럼 사회에 크게 드러나게 기여하는 바는 없을 지라도 접하면서 마음을 쉬고 또 마시면서 마음이 맑아지도록 하는 것이 승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선불교가 오늘날 한국불교를 지탱하는 큰 물결인 만큼 학인 수좌스님들도 늘 본원을 참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제3교구본사 신흥사 주지 우송스님은 봉헌사를 통해 "조계종 종조이신 도의선사께서 이곳 설악산에서 선의 불씨를 지피시고 오늘에 이르러 설악산이 천하의 선불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실로 설악 무산 큰스님의 공덕이 아닐 수 없다"며 "기본선원 학사가 한국불교의 참다운 전통과 사상, 그리고 빛나는 정신을 이어가는 요람이 되기를 발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인스님들도 이 도량에 깃든 조실스님의 큰 뜻을 늘 되새기며 무상대도를 성취하는 길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기를 두 손 모아 발원한다"고 당부했다.

기본선원장 신룡스님은 인사말에서 "20여 년전 종단의 진정한 발전과 교육개혁, 스님들의 수행정신을 함양하고 수행 승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기 위해 구참스님들과 종단이 힘을 모아 기본선원을 열었다"며 "아직은 예비스님들이지만 뭇 중생의 고통과 비원을 가슴깊이 새겨 부처님 가르침이 금강산과 백두산을 넘어 세계일화의 정신으로 꽃필 수 있도록 정진해 가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현판식 및 테이프커팅식,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법문, 사홍서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조계종 선원수좌복지회 대표이사 의정스님, 전 기본선원장 지환스님, 양양 낙산사 주지 도후스님, 백담사 무금선원 유나 영진스님, 서울 흥천사 주지 정념스님, 불학연구소장 혜명스님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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