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인식론과 논리학

카츠라 쇼류 지음/ 운주사

서양논리학에서는 변하지 않는 실체가 있다는 것을 상정하고 합리적 관점에서 인식과 논리를 탐구한다. 불교논리학에서는 모든 것은 변화하고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무아(無我)의 입장에서 현실에 바탕한 인식과 논리를 추구한다.

이런 철학적 입장은 오랫동안 동양과 서양의 세계관 전반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 상대성 이론 등의 발견으로 불변의 실체를 전제한 인식논리학의 결함을 인지하고 불교의 인식논리학이 지닌 놀라운 현실성과 합리성을 새삼 깨달아가고 있다. 이것이 지성계로부터 일반에 이르기까지 서구에서 불교가 각광받는 이유다.

불교의 인식논리학은 우리의 인식, 특히 지각과 추리를 비판적ㆍ체계적으로 탐구한다. 그리고 인식의 본질을 외부의 대상인식이 아니라 내부의 자기인식이라 보기 때문에 결국 ‘인식논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바로 자기인식, 곧 견성(見性)이다. 견성이 곧 성불이기에 불교 인식논리학의 궁극적 목표는 성불이라 할 수도 있다.

책은 인도불교도에 의한 논리학적 탐구과정과 그 내용을 가능한한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불교논리학을 체계화한 다그나가와 다르마키르티의 인식론ㆍ논리학을 중심으로, 거기에 이르는 불교논리학의 형성과정에 대한 기술과 그 뒤에 전개되는 찰나멸 논증을 비롯 불교논리학 특유의 이론 해설을 행하고 있다.

또한 존재론과 인식론, 논리학, 진리론, 언어철학이라는 다섯 개의 관점에서 넒은 의미의 불교논리학을 기술하고 있다.

[불교신문3048호/2014년10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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