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재 삼사순례 가사공양 등 ‘다채

182년 만에 되돌아온 ‘윤9월’

조계사, 예수재 수익금으로

승려노후복지기금 전액 지원

국제선센터, 선지식 초청 법회

지난 26일 윤달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생전예수재.

오는 10월24일부터 11월21일까지 29일동안이 윤달인 ‘윤9월’이다. 음력 윤달은 양력과 음력의 시간차를 메우기 위해 덤으로 끼워 넣는 달이다. 음력 열두 달은 양력 열두 달보다 약 11일이 짧아 윤달을 넣지 않을 경우 17년이 지나면 오뉴월에 눈이 내리고 동지섣달에 무더위로 고생하는 낭패를 보게 된다. 즉 날짜상의 계절과 실제의 계절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17년 사이에 음력 윤달 7회를 두고 있다.

윤달은 여벌의 달, 공달, 덤달 등으로 불린다. 덤으로 있는 달인 만큼 평소에 꺼리던 일을 해도 좋은 달로 여겨 세속에서는 산소를 이장(移葬)하거나 가옥을 신축하거나 수리해도 탈이 없고 수의(壽衣)를 만들어도 불효가 아니라 자손이 번성하고 부모가 장수한다고 믿고 있다. 불교경전에는 윤달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없지만 조선 후기 세시풍속서 <동국세시기>에는 윤달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는 한달 내내 불공을 드리기 위한 불자들의 행렬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윤달을 맞아 살아 있을 때 사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와 사찰 3곳을 순례하며 자신의 죄업을 씻는 ‘삼사순례(三寺巡禮)’, 출가수행자에게 가사를 공양하는 ‘가사불사(袈裟佛事)’ 등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생전예수재는 살아 생전에 불보살님과 명부시왕을 비롯한 많은 성현들에게 공양을 올려 은혜를 갚고 업장을 소멸할 뿐만 아니라 남은 생에서도 삼보를 공경하고 선업을 짓겠다는 서원을 세운 뒤 미리 수행과 공덕을 쌓기 위해 거행하고 있다.

이번 윤9월을 맞아 전국 사찰에서는 생전예수재와 삼사순례, 가사불사 등을 통해 불자들의 불심을 증장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서울 조계사(주지 원명스님)는 지난 9월26일부터 11월14일까지 노스님 병원비 마련을 위한 생전예수재를 거행한다. 조계사는 총8차례의 생전예수재 법회 가운데 초재부터 6재까지를 보시와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등 육바라밀을 실천할 것을 서원하는 법회를 가질 뿐만 아니라 차와 향, 꽃, 쌀, 과일, 등공양을 올리는 육법공양도 갖는다. 특히 생전예수재를 통해 마련한 기금은 전액 승려노후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은 “윤달을 맞아 열리는 생전예수재가 단순히 자신의 사후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법회가 아니라 끊임없이 선업을 짓고 공덕을 쌓겠다고 또 다시 서원하는 의미있는 법회가 돼야 한다”면서 “조계사는 육바라밀을 실천하고 승려노후복지에도 기여하는 뜻깊은 법석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영축총림 통도사(주지 원산스님)는 지난 9월28일부터 11월16일까지 생전예수재와 가사불사를 거행한다. 9월28일부터 11월16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전10시마다 열리는 생전예수재는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과 통도사 승가대학장 지형스님, 통도사 선덕 성림스님,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 전 통도사 승가대학장 우진스님, 통도사 율원장 덕문스님,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 통도사 율주 혜남스님이 각각 법문할 예정이다. 또한 부처님 금란가사와 자장율사의 친착가사를 봉안하고 있는 통도사는 스님들에게 가사공양을 올리는 가사불사를 오는 11월14일까지 진행한다. 스님을 지정해 공양할 수도 있으며 대가사와 오조가사 등을 올릴 수 있다.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지운스님)는 생전예수재 및 수륙대재를 봉행한다. 지난 9월27일부터 11월1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수덕사에서 입재부터 6재를 지낸 뒤 11월8일 회향법회는 서산 간월암에서 합동 수륙대재로 거행한다. 고불총림 백양사(주지 진우스님)는 오는 11월17일까지 가사불사를 진행한다. 스님들의 법계에 맞춰 가사를 올릴 수 있으며 오는 11월17일 가사불사 회향법회를 통해 스님들에게 가사를 직접 공양하게 된다. 제6교구본사 마곡사(주지 원경스님)은 지난 9월28일부터 11월15일까지 생전예수재를 갖는다. 9월28일 제주 약천사 회주 혜인스님을 초청해 생전예수재 입재법회를 연데 이어 마곡사 주지 원경스님과 국장 스님들이 법문하며 11월15일 회향법회는 예수재 작법을 갖는다.

서울 국제선센터(주지 탄웅스님)는 지난 9월29일부터 11월16일까지 생전예수재 및 보살계 수계산림법회를 펼친다. 특히 이번 법회는 한국불교 세계화와 서울 서남권 포교 중심도량을 발원하며 지난 2010년 11월 국제선센터가 개원한 뒤 제방의 여러 선지식을 함께 초청해 갖는 첫 번째 행사다. 지난 9월29일 오전10시 국제선센터 주지 탄웅스님의 입재법회를 시작으로 10월5일(초재) 금강선원장 혜거스님, 10월12일(2재) 조계총림 송광사 율주 지현스님, 10월19일(3재)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스님, 10월26일(4재)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 11월2일(5재)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스님, 11월9일(6재) 영축총림 통도사 율주 혜남스님, 11월16일(막재) 조계종 원로의원 암도스님을 법사로 초청해 법문을 듣는다. 11월9일 6재 때는 통도사 율주 혜남스님을 전계사로 보살계 수계산림을 거행하며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불자가 되길 서원하는 시간을 갖는다.

화성 신흥사(주지 성일스님)는 윤9월을 맞아 3사 성지순례 및 방생법회와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기도를 마련했다. 신흥사는 오는 24일 부처님교화공원 초전법륜상 야외법당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 108독 기도를, 26일에는 완주 송광사와 위봉사, 봉서사로 삼사순례를 다녀온다.

[불교신문3045호/2014년10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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