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론의 종말, 이제는 범재신론이다

이찬수 지음 / 동연

종교화해와 평화를 연구하는 이찬수 서울대 HK연구교수가 종교평화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유일신론’ ,‘구원관’, ‘우상숭배’, ‘종교 다원주의’, ‘내세관’ 등에 대해 말걸기를 시도했다.

저자는 성서를 근거로 배타적 유일신론을 견지하는 이들에게 다시 성서를 근거로 그런 신관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적으로 제기한다. 이는 22세기에도 통할 대안적 신관이다. 기존의 ‘유일신론’적 신에 대한 이해에서 ‘범재신론’적 신에 대한 이해로 나아갈 수 있는 성서적 기초를 놓아보려는 것이다.

범재신론은 ‘모든 것은 신이다’라는 범신론과는 달리 ‘모든 것은 신의 안에 있다’라는 뜻으로 신의 초월성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그렇게 신 이해의 보편성을 확보함으로써 인류의 상생과 평화에 일말이나마 공헌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행간 곳곳에 담았다.

책에서 말하는 유일신론의 재해석의 핵심은 ‘하나’의 개념이다. ‘신이 하나’라고 할 때의 ‘하나’는 사실상 ‘전체’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신이 하나라는 말은 신이 모든 곳에 있다는 말과 같다. 바꾸어 말해 모든 것이 신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신은 자연법칙과 유사하다. 우주에, 적어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연의 원리에 따라 살 수밖에 없고, 그 자연법칙 안에서 움직인다.

신이 전체라는 말은 자신의 존재의 의미, 만물의 기원과 목적 등에 대해 성찰할 때 도달하게 되는 결론이기도 하다. 인간과 사물에 대해 두루 상상하다보면 신은 만물을 만물되게 해주는 근원적 원리나 힘으로 해석될만한 것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유일신론적 종교전통 안에 있는 이들에게 좀 더 친숙할 표현이겠으나, 알라, 불성, 브라흐만이라 해도 상관없는 광활한 세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범재신론적 신은 기독교적 신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만물을 만물되게 해주는 근원적 원리나 힘으로 해석될 만한 것에 붙여진 기독교적 이름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범재신론은 기독교적 틀을 넘어 다양한 종교적 세계관에 두루 통하는 신론적 기초를 제공해줄 것이다.

[불교신문3044호/2014년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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