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

이시카와 이쓰코 지음 / 삼천리

“종군 위안부에서 ‘종군’은 자칫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군에 따라간 것처럼 생각되기 쉬우므로, 이번에 일본군 ‘위안부’로 바꾸었습니다.… 일본정부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와 보상을 하기 바랍니다.” 한 일본인이 20년만에 <종군위안부가 된 소녀들>의 개정판을 내놓으며 덧붙인 말이다.

올해로 82세가 된 이 일본인은 지난날 직접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고, 한국의 나눔의집까지 찾아와 할머니들을 취재하여 책을 썼다. ‘일본의 양심’으로 알려진 저자는 교사이자 활동가로서 반핵과 반전평화를 실천해왔다. <한국원폭 피해자들의 수기> 등 일본 근현대사의 치부를 파헤치는 책을 여러권 펴냈다.


마음으로 읽는 장자

조현숙 엮음 / 책세상

제자백가를 대표하는 고전의 하나인 <장자>. 체계적인 논증에 얽매이지 않고 비유와 상징이 넘치는 우화와 이야기로 인간의 본질과 세상사의 이치를 명징하게 꿰뚫음으로써, 죽어가는 마음을 살리고 노니는 마음을 회복시키는 철학으로 알려져 있다. 성리학이 지배이념으로 군림하던 조선시대에 <장자>를 읽는 것이 정치적 반역행위로 간주됐던 이유다.

역자는 국가의 무능과 권력의 무책임을 민낯으로 응시해야 하는 지금, ‘길 잃은 세상에서 죽어가는 마음을 살리려’ 했던 장자의 사유는 그 어느때보다도 절박하고 준엄하게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고 말한다. <장자>에서 가려뽑아 번역한 초역본이다.


문제는 문제다

전성호 지음 / 수레위에앉은소

22년간 고등학교 국어교사를 지내며 수많은 시험문제들을 출제한 저자의 경험으로 문제파악과 확실한 대응책, 문제에 대한 두려움까지 물리칠 수 있게 해주는 안내서다. 문제를 둘러싼 보다 근원적인 교육이야기, 나아가 골치아픈 문제집을 하나의 재미난 읽을거리로 만들었다.

국어에 대해 잘 몰랐던 ‘진실’, 한글에 대한 독특한 접근방식 등은 그 자체만으로 학생들에겐 훌륭한 수업, 일반인들에겐 득이 될 상식이다.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될 정도의 좋은 지문과 그 지문을 문제화함으로써 자연스레 지식의 축적을 꾀하게 만들었다. 문제를 수수께기 풀듯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오리와 참매의 평화여행

조재도 지음 / 작은숲

성장을 모티프로 한 청소년소설을 지속적으로 출간해 주목받아온 조재도 작가가 오랜만에 동화책을 들고 나왔다.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과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두 번의 해직을 경험한 뒤 본격적인 글쓰기를 한 조 작가에게 ‘평화’에 대한 성찰과 탐구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책은 참매가 오리사냥에 실패하는 데서 시작한다. 둘은 뒤엉켜 싸우다 서로 지쳐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그날 이후 먹고 먹히는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찾기 시작하는데…. 책은 평화를 주제로 한 ‘평화도토리’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향후 평화와 관련된 아이와 어른이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계속 꾸며갈 계획이다.

[불교신문3044호/2014년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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