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복지재단 상임이사 보경스님

“아무리 훌륭한 왕궁에 산다고 해도 사람들이 없으면 빈집에 불과하지만, 천막에 살아도 사람들이 많다면 그 단체는 희망이 있습니다. 이처럼 불자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불교복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지난 8월27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로 임명된 보경스님이 활동을 시작한지 한달이 지났다. 지난 22일 스님을 만나 복지재단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동안 업무를 파악한 보경스님은 ‘인재 육성’을 가장 큰 과제로 지적했다.

“현재 조계종복지재단은 우리나라 최대의 복지재단으로 양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지난해 가톨릭의 규모도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자비구현이라는 불교의 정신을 교육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맞는 복지정책을 만들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상임이사 보경스님은 고려시대 들어 불교가 국가를 대신해 민간 구휼을 담당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복지활동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조선시대 들어 국난으로 인해 국가의 민간구제 역할이 이뤄지지 않을때마다 불교는 구휼에 나섰다. 그런 불교복지의 역사가 정립되지 못하고, 서구 복지역사 중심으로 구성된 복지이론에 대해서 아쉬움을 전했다.

10월 이후부터 수도권 복지시설 책임자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기초불교교리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보경스님은 “시설 책임자들이 불교를 알아야 부실관리도 예방되고 신심도 고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경스님은 또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재단 산하 시설에 대해서만 행정을 펼치려는 점에 대해서도 “불교 복지 전반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구본사, 주요 사찰별로 지역복지활동의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필요에 따라 별도의 복지법인을 구성해 불교복지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보경스님은 “조계종복지재단 소속 어린이집, 복지관 등만 대상으로 사업을 펼칠것이 아니라 불교 복지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보고 각종 연수와 교육, 지원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복지는 지역중심으로 이뤄지고, 소규모 자생적인 복지정책이었습니다. 지금은 국가에서 정책을 준비하고 자원을 제공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요. 재단에서 국가의 정책방향을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아젠다를 제공할 때 불교복지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스님은 공자의 ‘성인지미(成人之美)’ 고사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도와 성공시킨다는 뜻의 성인지미 정신이 바로 자비정신이라는 것. “라마크리슈나는 휴머니티에 대한 서비스는 가장 훌륭한 종교적 실천방법이라고 했다.

현재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에게 불교를 접할 기회는 템플스테이와 사회복지가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는 개인의 의지와 별개로 시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포교방법”이라고 강조하는 상임이사 보경스님은 “한국불교가 세상을 향해 복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교계복지시설 종사자들이 각각 포교당 주지라는 마음으로 활동에 임해야 한다”며 관계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불교신문3044호/2014년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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