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 대종사 1주기 맞아 부도탑 제막 … 민주화 운동, 대장경 한글화 ‘지원’

성파당 도형 대종사 부도탑 추모비 회향법회가 봉행됐다.

파주 보광사(주지 청호스님)는 9월18일 오전 11시 도형 스님 입적 1주기를 맞아 경내 부도전에서 ‘성파당(性坡堂) 도형(道馨) 대종사 부도탑 추모비 회향법회’를 거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봉선사 조실 월운스님, 봉선사 회주 밀운스님(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호계원장 일면스님, 봉선사 주지 정수스님, 불교중앙박물관장 화범스님, 전 호법부장 도진스님, 문도대표 정원스님,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재홍 파주시장, 도형스님 속가 가족 등 사부대중 300여 명이 동참해 도형스님의 유지 계승을 한마음으로 발원했다.

원로회의 의장이며 봉선사 회주인 밀운스님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이날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밀운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오늘날 봉선사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성파스님의 공이 매우 컸다”면서 “예전에 봉선사 살림이 어려울 때 성파스님이 가사불사의 설판제자가 되어 10년 동안 보살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밀운스님은 “보광사에서 출가하고 주지를 지낸 성파스님의 유지와 원력으로 억만대에 가도록 보광사를 지키게 될 것”이라면서 “상좌들도 잘하고, 성파스님이 오래 오래 (보광사를) 잘 지켜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조계종 호계원장 일면스님은 “도형스님이 생전에 손을 꼭 잡으며 ‘우리 화합해서 잘 삽시다’라고 하신 말씀이 생생하다”면서 “우리 문형제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큰스님이 남기신 뜻과 사상을 이어받아 열심히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호계원장 일면스님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봉선사 주지 정수스님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봉선사 주지 정수스님은 “도형스님이 보광사에 머물고 싶어 하시는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스님께서 늘 원하시던 것은 봉선사 문도가 마음을 한군데로 모아 화합하고 정진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추모사에서 민주화운동 당시 회의 장소 등을 제공해준 도형스님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재오 의원은 “당국의 눈을 피해 민주 인사들이 회의할 곳을 찾았는데, 도형스님이 ‘좋은 일을 하는데, 내가 보호를 안하면 되겠느냐’면서 보광사를 회의 장소로 제공해주었다”면서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됐다 나온 뒤에도 스님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민주화 운동에 도움을 준 도형스님과의 인연을 말하며 추모사를 하고 있다.
이어 이재오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의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스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봉선사와 보광사 등에서 스님을 만났다”면서 “지난해 입적 당시 미국에 있어 참석하지 못해, 오늘은 여러 일정을 물리치고 참석해 대종사를 마음 깊이 추모한다”고 말했다.

이재홍 파주시장은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널리 전하고, 장애인과 어린이를 돌보는 사회복지사업에도 정성을 다하셨던 성파당 도형 대종사 부도탑 앞에 서니, 큰스님의 향훈(香薰)이 전해지는 듯하다”면서 “보광사가 그 이름과 같이 ‘넓고 찬란한 빛’이 되어 중생에게 깊이 뿌리내리는 도량으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봉선사 조실 월운스님이 법어를 설하고 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봉선사 조실 월운스님의 법어가 이어졌다. 월운스님은 법어를 통해 “(성파스님은) 사회구제를 실천하려는 수행자이며 생활철학자 였다”면서 “늘 공심을 갖고 정진하고, 일생 동안 사회봉사를 실천하는 등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고 설했다. 또한 월운스님은 “운허스님의 뜻을 이어 팔만대장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에 성파스님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난세에 태어나 표 나지 않게 ‘한몫’을 하고 간 스님의 덕을 잘 계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도대표 정원스님은 “은사스님의 1주기를 맞고 보니, 제대로 섬기지 못해 착잡하다”면서 “은사스님의 뜻을 이어 (제자들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파주 보광사 주지 청호스님이 회향 법회에서 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파주 보광사 주지 청호스님은 “은사스님의 입적 1주기를 맞아 마음이 착잡하면서도 부도탑을 제막하게 되어 깊은 감회에 젖게 된다”면서 “이 모든 것은 은사스님께서 일궈놓으신 인연들이 한 마음이 되어 만들어낸 원력의 결과”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청호스님은 “앞으로도 평소 펼치셨던 은사스님의 가르침대로 주지 소임을 살면서 불자들의 참 귀의처로 보광사 대가람이 더욱 빛나게 하고, 개인적으로도 마음 눈 밝은 수행자가 되도록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천 동화사 주지 화암스님의 집전과 가평 대원사 주지 보인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부도탑 추모비 회향법회는 삼귀의례, 반야심경, 제막, 경과보고, 헌다ㆍ헌향, 비문 낭송, 추모사, 법어, 주지스님 인사, 추모가, 문도대표 인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파주 보광사에서 봉횅된 도형스님 부도탑 추모비 회향법회에 동참한 대중이 불교의례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29일 도형스님이 입적한 후 11월16일 봉선사에서 49재를 봉행하면서 열린 문중회의에서 출가도량인 보광사에 부도탑및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비롯됐다. 올 4월 부도탑및 추모비 건립 계획을 조실스님과 회주스님 등 문중어른과 봉선사 주지 정수스님에게 보고후 지금의 장소로 확정했다. 6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고, 비문은 봉선사 조실 월운스님이 직접 작성했다.

이날 부도탑및 추모비 회향법회는 보광사 앵무봉 합창단이 기도, 영겁을 하루같이, 초혼 등의 추모가 음성공양에 이어 사홍서원으로 막을 내렸다.

 

도형 스님 수행 이력

1936년 경기도 연천군 전곡면 은대리 316번지에서 아버지 규승(奎承), 어머니 장선희(張先姬) 여사의 3남1녀 가운데 차남으로 출생.

17세에 파주 보광사 입산. 1960년 직지사에서 관응스님을 은사로 득도하고, 운허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69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계 수지. 1965년 봉선사에서 운허스님에게 입실 건당. 1969년 봉선사 감찰국장, 1975년 봉선사 교무국장 역임.

1968년 도솔암 삼성각 및 요사채와 극락전을 건립. 1976년 서울 중구 신당동 지족암 개원. 종로구 부암동으로 지족암 이전 기원정사로 사명(寺名) 개칭. 1991년 서대문구 홍제동 금화산 홍제사 매입 대웅전 요사 등 건립, 부암동 기원정사를 이전. 1998년엔 강화 미법사 창건.

사회복지법인 ‘기원’을 설립, 저소득 취약계층(장애인) 생계비 지원사업 전개. 무학어린이집 수탁 운영. 2002년 독산본동과 시흥4동에 청소년독서실 수탁운영. 홍제2동 어린이집 수탁운영. 기원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 설치 운영.

2004년 재단법인 선학원 제16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2011년 파주 보광사 회주 추대. 2013년 9월 29일 새벽 3시20분 입적. 세수 78세, 법납 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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