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 남양주 봉영사서 숲 체험학교 실시

조용해야 할 산사에 모처럼 아이들의 이야기꽃이 피었다. 남양주 봉영사(주지 보관스님)에서 열린 숲 체험학교에 참가한 지역 초등학생들 때문이다. 모처럼 교실을 떠난 해방감 때문인지 아이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 18일 숲 체험학교가 열린 남양주 봉영사를 찾았다.

숲 체험학교는 불교환경연대와 남양주 봉영사, 풍양초등학교가 함께 하는 체험 학습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숲 생물을 관찰하며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2012년 2개 학년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이후, 호응을 얻어 전 학년으로 확대됐다. 불교환경연대에서 실시한 숲 해설가 양성교육을 받은 이들이 자원봉사로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길을 따라 봉영사 인근 숲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숲에 들어서기 전, 숲 생물들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는 해설가의 설명에 따라 인사를 하고 나서야 발걸음을 옮겼다. 이동하는 동안에는 조용히 숲이 전하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새소리와 낙엽 밟는 소리 등 도시에서 듣지 못한 다양한 소리들이 귀로 전해졌다. 숲 한 가운데서 자리를 잡고 난 뒤에야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이날 교육은 ‘싹 틔우기’ 놀이. 숲에 있는 밤과 도토리를 줍고 난 뒤, 정해진 목표를 향해 던지며 여러 단계를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놀이를 통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느끼도록 하는 교육이었다.

이어 학생들은 확대경을 이용해 솔방울과 낙엽, 이끼, 나무껍질 등 평소 보지 못했던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했다.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른 모습에 아이들의 호기심이 커졌다. 숲 곳곳을 다니며 자신을 보고 싶은 식물을 가져와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다.

숲 체험에 참가한 변예영 양(풍양초4)은 “친구들과 함께 도토리로 게임도 하고 자연에서 놀 수 있어 즐겁다”며 “눈으로 보면 잘 보이지 않았던 나뭇잎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봉영사 주지 보관스님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다가 불교환경연대, 풍양초등학교와 함께 숲 체험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종교색을 드러내지 않고도 숲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포교의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불교환경연대는 오는 10월 하순경 고양 흥국사에서 숲 체험학교를 실시할 예정이며, 향후 지역 사찰 및 초등학교와 협의해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